영화 ‘도굴’ 공식 포스터
[부산=일요신문] 코로나19 3차 유행의 여파로 관객 수와 상영횟수가 줄면서 11월 전체, 한국, 외국 관객 수 모두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이 가동을 시작한 2004년 이후 11월 관객 수로는 최저치를 기록했다.
11월 전체 관객 수는 전월 대비 22.4%(104만 명 ↓), 전년 대비 80.7%(1501만 명 ↓) 감소한 359만 명이었다. 11월 전체 매출액은 321억 원으로 전월 대비로는 22.6%(94억 원 ↓) 줄었고, 전년 대비로는 79.3%(1232억 원 ↓) 감소했다.
11월 한국영화 관객 수는 전월 대비 19.5%(69만 명 ↓), 전년 대비 58.3%(401만 명 ↓) 감소한 287만 명이었다. 11월 한국영화 매출액은 전월 대비 19.9%(64억 원 ↓), 전년 대비 55.0%(317억 원 ↓) 줄어든 259억 원이었다. 12월 개봉 예정이었던 ‘서복’과 ‘인생은 아름다워’가 개봉을 결국 연기함에 따라 연말까지 한국영화의 침체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11월 외국영화 관객 수는 전월 대비 32.2%(35만 명 ↓), 전년 대비 93.8%(1100만 명 ↓) 감소한 72만 명이었다. 11월 외국영화 매출액은 전월 대비 32.2%(29억 원 ↓), 전년 대비 93.7%(915억 원 ↓) 줄어든 62억 원이었다. 12월 말에 할리우드 프랜차이즈 영화 ‘원더 우먼 1984’가 개봉하고 나서야 외국영화 관객 수에도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2020년 1~11월 전체 누적 관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71.6%(1억 4613만 명 ↓) 감소한 5808만 명이었고, 전체 누적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71.2%(1조 2294억 원 ↓) 줄어든 4980억 원이었다. 2020년 1~11월 누적 전체 관객 수는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이 가동을 시작한 2004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2020년 1~11월 한국영화 누적 관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61.6%(6399만 명 ↓) 감소한 3985만 명이었고, 누적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60.5%(5277억 원 ↓) 줄어든 3453억 원이었다. 2020년 1~11월 외국영화 누적 관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81.8%(8214만 명 ↓) 감소한 1823만 명이었고, 누적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82.1%(7017억 원) 줄어든 1527억 원이었다.
#영화관 입장료 할인권 배포, 좌석 띄어 앉기 해제로 11월 초반 관객 수 상승
10월 30일 영화관 입장료 할인권 사용이 재개되었다. 그리고 11월 7일부터는 좌석 띄어 앉기가 해제되면서 극장 좌석 운영이 정상화됐다. 여기에다 제작비 100억 원의 케이퍼 무비 ‘도굴’이 11월 4일 개봉하면서 11월 초까지 관객 수 상승세가 지속됐다.
‘도굴’이 개봉한 11월 4일의 관객 수는 12만 5,420명으로 전년 대비 49.3%의 감소율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관객 수 감소율이 50% 미만으로 떨어진 것은 추석 연휴였던 지난 10월 2일 이후 33일 만이었다. 좌석 띄어 앉기가 해제된 11월 7일 관객 수는 29만 5,985명으로 전주 토요일 대비 17.0% 증가했다.
영화관 입장료 할인권 사용이 시작된 10월 마지막 주말(10월 30일~11월 1일) 관객 수는 전 주말 대비 9.2% 증가한 61만 7,020명이었다. ‘도굴’이 개봉한 11월 첫째 주말(11월 6~8일) 관객 수는 전 주말 대비 14.9% 늘어난 70만 8,751명이었다.
호조를 보이던 극장 관객 수가 급격하게 감소하기 시작한 것은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1.5 단계로 격상된 11월 19일부터였다. 이날부터 일 관객 수가 전년 대비와 최근 5년(2015~2019년) 평균 대비 모두에서 80% 이상의 감소율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전년과 최근 5년 대비 모두에서 80% 이상의 관객 수 감소율을 나타낸 것은 지난 10월 6일 이후 44일 만이다.
전체 극장의 총 상영횟수도 코로나19 3차 유행으로 다시 감소했다.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개봉 첫 주말인 10월 넷째 주말(10월 23~25일)의 토요일과 일요일 총 상영횟수가 각각 1만 4천 회를 상회했고, 이러한 흐름은 이후 4주 연속 이어졌다. 그러다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된 이후인 11월 28일(토)과 29일(일)에는 총 상영횟수가 1만 2,877회와 1만 2,752회로 떨어졌다.
#영화관 입장료 할인권 배포로 비멀티플렉스 영화관 상영지수 증가
4대 멀티플렉스 모두 코로나19 3차 유행의 여파로 11월 평균 상영지수(스크린당 8회 상영을 1로 놓고 산출한 지수)가 전월 대비 감소했다. 반면 비멀티플렉스의 11월 평균 상영지수는 오히려 전월 대비 상승했다.
자본력이 약한 비멀티플렉스의 경우, 10월 30일부터 영화관 입장료 할인권 사용이 시작됨에 따라 이 시기에 맞춰 휴관했던 극장들이 재개관을 하고 상영횟수를 늘리면서 전월 대비 평균 상영지수가 상승했다. 비멀티플렉스의 11월 평균 상영지수는 0.278로 전월 대비 15.3% 증가했다.
독립예술영화전용관 역시 영화관 입장료 할인권 배포를 계기로 11월 평균 상영지수가 상승해 전월 대비 10.6% 증가한 0.399를 기록했다.
#‘도굴’ 흥행 1위, 코로나19 3차 유행 직격탄 맞은 ‘이웃사촌’
영화관 입장료 할인권 사용 재개 6일 차인 10월 4일 개봉한 케이퍼 무비 ‘도굴’이 138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11월 전체 흥행 순위 1위에 올랐다. ‘도굴’은 개봉일 이후 21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수성하기도 했다.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이 77만 명으로 2위를 차지했다. ‘삼진그룹 영어토익반’(11월 기준 누적 156만 명)은 극장 흥행만으로는 손익분기점(190만 명)을 넘어서지 못했으나, VOD 매출을 더해 손익분기점 돌파에 성공했다.
3위는 ‘내가 죽던 날’로 11월 한 달간 23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남성 배우 중심의 한국 대작영화들이 팬데믹으로 개봉을 미룬 사이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내가 죽던 날’ ‘애비규환’ 등 여성 배우가 서사의 중심에 서는 중·저예산 한국영화가 11월 상영돼 주목을 받았다.
11월 전체 흥행 순위 4위는 ‘이웃사촌’으로 11월 25일 개봉해 6일간 22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이웃사촌’은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되면서 영화관 입장료 할인권 배포가 잠정 중단된 직후인 11월 25일 개봉해 코로나19 3차 유행의 직격탄을 맞았다. ‘이웃사촌’은 12월 8일까지 34만 명의 누적 관객을 기록했다.
외국영화로는 저예산 스릴러 ‘런’이 20만 명을 모은 것이 최고 성적이었다. 9월과 10월에는 재개봉작이 흥행 순위 상위권에 들지 못했지만, 코로나19 3차 유행으로 개봉작 관객 수가 줄면서 재개봉작이 전체 흥행 순위에 다시 이름을 올렸다. 지난 11월 4일 재개봉한 ‘노트북’이 4만 명의 관객으로 전체 순위 7위에 자리했다.
#‘도굴’ 배급한 씨제이이앤엠(주) 배급사 순위 1위
‘도굴’(138만 명), ‘담보’(7만 명, 11월 기준 누적 172만 명),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파이널컷’(4만 명) 등 6편을 배급한 씨제이이앤엠(주)가 관객 수 147만 명, 관객 점유율 41.0%로 11월 전체 배급사 순위 1위에 올랐다.
‘삼진그룹 영어토익반’(77만 명, 11월 기준 누적 156만 명) 등 3편을 배급한 롯데컬처웍스(주)롯데엔터테인먼트가 관객 수 77만 명, 관객 점유율 21.5%로 2위를 차지했다. 3위는 ‘내가 죽던 날’(23만 명), ‘테넷’(3만 명, 11월 기준 누적 199만 명) 등 2편을 배급한 워너브러더스 코리아(주)로 관객 수 26만 명, 관객 점유율 7.3%를 기록했다.
‘런’(20만 명)을 배급한 (주)올스타엔터테인먼트가 관객 수 20만 명, 관객 점유율 5.5%로 4위였다. 5위는 ‘이웃사촌’(22만 명, 공동배급) 등 6.5편을 배급한 (주)리틀빅픽쳐스로 관객 수 14만 명, 관객 점유율 3.9%를 기록했다.
#재개봉작 ‘노트북’ 독립·예술영화 흥행 1위
독립·예술영화 흥행 순위에서는 재개봉작 ‘노트북’이 4만 1천 명의 관객으로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애니메이션 ‘극장판 바이올렛 에버가든’으로 4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재개봉작 ‘위플래쉬’가 2만 8천 명으로 3위에 자리했다.
영화관 입장료 할인권 배포를 계기로 부족한 개봉작 수를 메꾸기 위한 재개봉이 다시 증가하면서 독립·예술영화 흥행 순위 상위권에도 재개봉작들이 이름을 올렸다.
한국영화로는 아이돌 출신 배우 정수정이 주연을 맡은 ‘애비규환’이 2만 2천 명으로 5위에 오른 것이 최고 성적이었다.
정동욱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