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 처지고 탄력 없는 엉덩이는 자칫 다리까지 짧아 보이게 하기 때문에 완벽한 S라인을 꿈꾸는 여성에겐 경계 대상 1호다. 이런 까닭에 미국과 유럽에서는 가슴 성형 외에도 엉덩이 성형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탱탱하고 둥근 엉덩이를 갖기 위해서 지방이식 수술을 받거나 보형물을 삽입하는 등 각종 엉덩이 성형 시술이 인기를 얻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무허가 혹은 불법 시술로 인해 목숨까지 잃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하이드로젤 주사를 맞는 방법이다. 하이드로젤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아직 완전하게 규명되지 않아 현재 가슴 성형 수술에는 더 이상 사용되고 있지 않다.
젤 형태의 다당류인 하이드로젤 주사를 맞을 경우 가격은 1회에 500달러(약 58만 원) 정도. 5000~1만 달러(약 580만~1100만 원)하는 실리콘 보형물 삽입 시술보다 훨씬 저렴한 데다 주사를 맞는 방식이기 때문에 간편하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싼 값으로 나중에 더 큰 대가를 치를 수도 있다는 게 문제다. 현재 하이드로젤 시술은 위험성 때문에 입술 등 신체의 극히 일부분에만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암시장에서는 엉덩이나 가슴 등 넓은 부위의 시술이 시행되고 있다. 뉴욕의 성형외과 전문의인 토마스 스터리 박사는 “잘못하다간 혈관에 감염이 발생할 수 있어 매우 위험하다”고 경고한다.
실제 지난해에는 전 미스 아르헨티나 출신인 솔란지 마그나노(38)가 엉덩이 성형 시술을 받은 후 사망한 사고가 발생해서 충격을 던져준 바 있다. 하이드로젤 액체가 혈관을 타고 뇌와 허파까지 흘러 들어가 폐색전증을 유발해 결국 사망하고 만 것이다.
또한 플로리다에서 의료 보조원으로 일하는 한 여성 역시 불법으로 하이드로젤 주사를 맞다가 변을 당했다. 시술한 지 45분 만에 구토를 일으키면서 병원으로 실려 갔던 그녀는 생사를 헤매다가 2주 후에야 겨우 퇴원할 수 있었다. 당시 소변에서 피가 나왔다고 말하는 그녀는 “죽는 줄 알았다. 신장 기능은 멈췄고 혈관에는 감염이 발생했다”며 끔찍했던 경험담을 털어 놓았다.
이에 전문의들은 탄력 있는 엉덩이 라인을 위해 위험한 성형보다는 요가나 근력 운동을 추천하고 있다. 만일 꼭 성형이 필요할 경우에는 신체 다른 부위의 지방을 엉덩이에 이식하는 방법이나 혹은 실리콘 보형물을 삽입하는 방법이 보다 안전하다고 충고하고 있다.
김미영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