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두 척의 LNG추진 원료선을 도입하는 데에도 꼬박 2년이 걸렸다. 2018년 6월, 해양수산부•포스코•에이치라인•KOGAS간 『친환경 LNG 추진선박 발주 위한 업무협약서』 체결한 이래, 그해 12월부터 현대삼호중공업에서 건조를 시작, 정확히 2년만인 지난 11일 명명식을 연 것이다. 이로써, 포스코는 전체 원료운반선 중 절반 이상인 20척은 지난해까지 탈황설비를 장착하고, 나머지 원료선은 LNG와 저유황유를 사용함으로써, 바다 위에서도 저탄소, 친환경 정책에 동참하고 있다.
최근 세계 조선업계의 아이템으로 자리잡은 LNG추진선 분야에서 단연 한국 조선 3사는 최고의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또한 LNG추진선의 핵심 경쟁력이라 할 수 있는 요소기술경쟁력 분야用 기자재인 ‘연료탱크’, ‘엔진’, ‘연료공급시스템’에서 한국이 확고한 기술적 우위를 점하고 있기 때문에 기술적인 측면에서도 선도하고 있다. 연료탱크는 세계 최고 수준의 설계 및 건조 기술을 갖고 있다.
특히 이번에 포스코 원료선으로 도입된 세계 최초의 LNG추진 대형 벌크선 HL에코호와 HL그린호에는 전량 포스코 강재가 사용되었는데, 연료탱크에 바로 ‘포스코 9%니켈강’이 최초로 적용되었다
포스코가 소재 국산화를 이뤄낸 9%니켈강은 LNG 저장탱크 제작에 가장 많이 쓰이는 강종으로, 영하 163도의 극저온에서도 연료탱크가 깨지지 않는 우수한 강도와 충격 인성을 유지한다. 이 강종은 과거에 해외 특정 철강사들만 생산할 수 있어 국내 조선사들은 수입에 의존해 왔다. 포스코는 1993년 최초로 국산화에 성공한 후, 품질 안정화를 거쳐 2007년부터 소재 생산에 가속도가 붙기 시작해 최근에는 국내 조선 3사와 함께 LNG 탱크 기술 개발에 협력하고 있다. 그리고 지난 11일 포스코는 세계 최초의 LNG추진 대형 벌크선 연료탱크에 당사의 9%니켈강을 적용함으로써, 최초의 소재 국산화를 이뤄냈다.
지난해 전 세계 LNG수요는 전년 대비 12.5% 증가한 3억 5,900만 톤으로, 미국의 석유가스회사 Shell은 2040년 LNG 수요가 7억 톤까지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LNG의 수요를 견인하는 키워드는 ‘친환경’이다. 특히 선박들에는 유엔소속 국제해사기구(IMO, International Maritime Organization)의 규정에 부합하는 소재들만 적용되고 있는데 기존의 극저온 LNG 탱크용 소재인 니켈합금강, 스테인리스강, 9%니켈강, 알루미늄합금과 함께 2년 전 포스코가 독자 개발해 추가된 고망간강재도 추가되었다.
포스코가 독자개발해 생산 및 적용하고 있는 고망간강은 일반적으로 쓰이는 9%니켈강 소재인 니켈의 높은 가격과 수급 불안정을 극복하고 30% 이상 저렴하고 매장량이 풍부한 망간을 첨가되하여 가격과 수급 안정성에서 장점을 보인다. 이미, 포스코는 2017년 12월, 당시로써는 세계 최대의 LNG 추진 벌크선이었던 5만톤 급 내항선 그린아이리스호의 연료탱크용으로 고망간강을 공급한 바 있다.
포스코경영연구원이 올해 8월 발표한 ‘新造(신조) 발주 집중될 친환경 선박분야 경쟁현황과 향후 전망’ 에 따르면 LNG추진선 건조 규모는 2020년 20조 원에서 5년 만에 6배 이상인 130조 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9년까지 발주될 선박은 2,500~3,000척으로, 2030년이 되면 국내 건조되는 선박의 60%가 LNG추진선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10년 전,국제에너지기구(IEA)가 연차보고서를 통해 처음 언급한 ‘천연가스 황금시대(Golden Age of Gas)’가 다가오는 저탄소 시대에 발맞춰, 바다 위에서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는 것이다.
김선호 기자 Sh555@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