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종의 해외 진출이 불발될 경우 KIA는 양현종과 계약에 집중할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4년의 계약기간이 끝나 다시 FA가 됐고, 지금은 그때와 상황이 조금 다르다.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가 됐고, 기량도 예전 같지 않다. 지난 2년간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 회장을 맡았다가 최근 판공비 과다 수령 논란에 휩싸여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다. 롯데로선 계약기간과 몸값을 산정하는 데 애를 먹을 수밖에 없다.
야구계에선 이대호보다 한 살 어린 최형우가 KIA와 3년 최대 47억 원(옵션 7억원 포함)에 두 번째 FA 계약을 한 게 기준점이 될 수 있다고 여긴다. 다만 최형우는 올해 타격왕에 오른 데다 지명타자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이대호보다 올 시즌 성적이 앞선다. 롯데가 프랜차이즈 스타 대우와 현실적인 계약 조건 사이에서 갈등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양현종은 KIA와 아직 협상을 시작하지 않았다. MLB를 1순위, NPB를 2순위로 놓고 해외 진출을 우선 추진하는 상황이다. FA인 양현종은 같은 시기 메이저리그 도전을 노리는 김하성(키움 히어로즈)이나 나성범(NC 다이노스)과 달리 포스팅시스템을 거치지 않아도 빅리그 전 구단과 자유롭게 협상할 수 있다.
문제는 MLB 이적 시장이 아직 달아오르지 않았다는 점이다. 양현종은 “MLB 행을 보장받지 않으면 계약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새해 1월 20일을 데드라인으로 설정하고 여러 구단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지만, 아직 미국 현지에선 양현종의 이름이 자주 거론되지 않는다. KIA 입장에선 구단 최고 프랜차이즈 스타 중 한 명인 양현종이 국내에 남을 경우 최선을 다해 반드시 계약해야 하는 상황이다.
KIA는 이미 주포 최형우와 계약을 마친 터라 양현종이 팀에 남는다면 내년 시즌 5강 재진입 도전에 파란불이 켜진다. 해외 구단과의 협상 윤곽이 드러날 내년 1월 중순쯤에야 KIA와 양현종의 향후 동행 여부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그때가 되면 맷 윌리엄스 감독과 모든 KIA 팬의 심장이 두근거릴 듯하다.
배영은 중앙일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