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은 이용구 법무부 차관이 취임 전 택시 기사를 폭행하고도 처벌을 받지 않은 사건에 대해 논란이 일자 전문 인력을 투입해 관련 판례를 분석하고 나섰다. 이용구 차관이 지난 16일 법무부를 나서는 모습. 사진=박정훈 기자
경찰 관계자는 21일 “(비슷한 상황에서) 택시가 운행 중이 아니라고 보고 단순 폭행으로 의율한 판례도 있고, 다시 운행이 예상되기 때문에 위험하다고 보고 특가법을 적용한 판례도 있다”며 “특가법과 형법이 적용된 관련 판례 전체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현직 변호사 등 전문 인력을 투입해 관련 판례를 면밀하게 검토할 계획이다.
이 차관은 변호사로 재직 중이던 지난 11월 6일 늦은 밤에 서초구 아파트 자택 앞에서 택시 기사가 술에 취한 자신을 깨우자 그의 멱살을 잡는 등 폭행했다.
택시 기사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이 차관의 신분을 확인하고, 나중에 조사하기로 한 뒤 이 차관을 돌려보냈다. 이후 택시 기사는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밝혔고, 서울 서초경찰서는 운전 중인 자동차 운전자를 폭행할 경우 가중처벌하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가법)을 따르지 않고 반의사불벌죄인 단순 폭행 혐의를 적용해 사건을 같은 달 12일 내사 종결했다.
택시기사가 제출한 블랙박스에는 당시 순간을 담은 영상이 남아 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차관의 폭행이 알려지면서 형사 입건 없이 사건을 마무리한 경찰의 처분이 적절했는지를 놓고 논란이 불거졌다.
경찰은 당시 택시가 정차 중이었다는 점 등을 들어 운행 상태가 아니라고 판단했다는 설명이지만, 법조계 등 일각에서는 시동이 걸려있다면 운행 중인 상태로 봐야 하며 이 경우 충분히 특가법을 적용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부실 수사’ 논란이 커지자 경찰은 전체 판례를 다시 분석한 뒤 결과를 공유한다는 방침이다.
김예린 기자 yeap12@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