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31일 보건복지부는 ‘글로벌 코로나19 백신 개발 동향 및 확보전략’이란 주제 포럼에서 전문가들은 “화이자와 모더나의 개발상황을 잘 지켜봐야 한다”는 조언 등을 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없다. 사진=연합뉴스
이준행 전남대 교수는 전남대 의대 미생물학교실 교수다. 2019년 이 교수는 국제백신학회(ISV) 조직위원장으로 선출됐다. ISV는 1994년 설립된 백신 분야 유일 비영리 국제학회다. 백신 연구와 관련해 국제적인 인지도를 갖춘 셈이다.
이 교수는 7월 포럼에서 “미국 정부는 대부분 백신 플랫폼에 전부 투자를 해서 임상시험을 정밀하게 모니터링하고 있다”면서 “이 과정을 잘 지켜보면 어떤 백신이 가장 좋은지를 빠른 시간 내에 알 수 있다”고 했다. 이 교수는 이어 한 가지 힌트를 언급했다. 그는 “원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가장 빨리 가고 있다고 생각했다”면서 “최근엔 mRNA 백신이 가장 좋은 효과를 내는 것 같다”고 했다. 대표적인 mRNA 백신은 화이자와 모더나가 생산한다.
정부는 현재 글로벌 제약사 가운데 아스트라제네카와 1000만 명분 백신 계약을 마친 상태다. 화이자, 모더나, 얀센 등 기업과는 백신 공급 계약을 추진 중에 있다. 12월 18일 정부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개발속도가 가장 빨랐다”고 했다. 지난여름 즈음 개발 속도가 가장 빨랐던 아스트라제네카를 우선적으로 계약했다는 취지 발언이었다.
개발 과정에서 앞서 갔던 아스트라제네카는 10월 임상시험 중 암초를 만났다. 임상시험 중 사망자가 나온 까닭이었다. 영국 복수 매체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12월 이내에 영국 보건 당국으로부터 긴급사용승인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국제 의약 당국 승인을 언제쯤 받을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최원석 고려대 감염내과 교수는 7월 포럼에서 “백신 투자와 구매는 공격적으로 하되 접종 여부는 보수적으로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 교수는 “확보한 백신을 사용하지 못했을 때 그게 잘못된 정책이 아니라 그 시점에 필요한 정책이자 투자였다는 점을 국민으로부터 동의를 받으면 된다”고 했다. 국민 안전을 위해 공격적인 투자를 해야 한다는 취지 발언이었다.
12월 정부 백신 확보 상황은 7월 전문가들이 낸 의견과 정반대로 흘러가고 있다. 한 의사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비롯해 정부가 방역 지침을 정하는 데 전문가 의견을 우선순위로 두지 않는 경향이 있다”면서 “전문가들은 이미 ‘정석’대로 조언을 했지만 정부가 이를 적극적으로 귀담아듣지 않으면서 백신 물량을 확보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다”고 지적했다.
이동섭 기자 hardout@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