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세용 시장, 시민들에게 “다 지나간 일을 이제 와서 왜”
- 구미시의회 의원 11명, 또 다시 김 의원 징계안 제소해
[구미=일요신문] 올해 초 인사청탁과 뇌물수수 등으로 인한 윤리규정 위반을 이유로 구미시의회 윤리위원회에 제명된 김택호 구미시의원과 관련해, 구미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이 23일 해당 사건을 기소의견으로 결론내고 검찰에 송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구미경찰서에 따르면 김택호 의원은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김 의원은 지난달 7일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이하 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로 과태료 처분 통보를 받았다는 사실에 대해 SNS 등을 통해 “자신은 장세용 시장과 구미시의원 모두의 범죄행위에 희생된 피해자라”며, 연일 주장을 펴왔다.
장 시장의 경우 자신을 가리켜 ‘패륜시장’이라는 극단적인 표현도 서슴지 않고 있는 김 의원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해 오다, 지난 14일 시민단체가 방문한 자리에선 “다 지나간 일을 이제 와서 왜”라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사진 왼쪽 장세용 구미시장, 오른쪽 김택호 구미시의원(사진=일요신문 DB)
# “논란의 중심에는 ‘침대’가 있다”
장 시장과 김 의원 사이 논란의 중심에는 구미시의회 윤리위원회의 김 의원 제명 당시 ‘뇌물수수’의 대상으로 지목된 ‘침대’가 있다. 윤리위는 김 의원이 장 시장에게 문제의 침대를 인사청탁을 하며 뇌물로 준 것으로 판단해 제명 사유를 들었다. 하지만 정작 김 의원이 받은 과태료 처분 통보에 침대는 빠져 있던 것이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뇌물이 아니라 판매한 것이고 침대값은 아직 받지 조차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일요신문’과 통화에서 김 의원은 해당 침대가 검찰에 압류돼 있다고 말을 바꿨다. 확인 결과 침대는 구미경찰서에 ‘임의제출 압수’돼 있었고, 이날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지난 8일 자신의 SNS를 통해 “당시 징계위원회에서 민주당 모 의원이 침대가 뇌물이라고 한 장 시장의 말을 확인했다고 주장했으면서 그 후에는 뇌물이 아니라 우애로 받은 것이라고 번복했다”며, “장 시장 부인에게 제가 인사청탁을 위해 보약을 건넨 것이라고 주장하던 징계위에서의 발언도 ‘풀뿌리 다린 물’이라며 말을 바꿨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일요신문’이 확인한 바에 따르면 김 의원의 이 같은 주장은 사실인 것으로 밝혀졌고, 이와 관련 구미시의회 민주당 이모 의원 등은 본지 기자의 질문에 대해 “법원에서 판단할 일이고 아는 바가 없다”고 말을 아꼈다.
# 구미시의회와 장 시장의 음모(?)
김 의원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구미시의회와 장 시장은 ‘정적’을 제거하기 위한 음모를 꾸며 범죄를 저질렀다는 비판에서 벗어나기는 어려워 보인다.
반대로 김 의원이 일련의 주장에 대해 허위사실이라면 왜 시의회와 장 시장이 침묵으로 일관하는지도 의문으로 남는 부분이다.
한편, 올해 2월 장 시장과 김 의원을 청탁금지법 위반으로 경찰에 고발한 바 있는 이상혁 자유대한민국수호대장은 지난 5주간 구미시의회와 공무원 및 언론인을 대상, 대시민 사과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였다.
이 씨는 “구미시민으로서 상식을 벗어난 사회 지도층에 말했을 뿐”이라며, “이제 사법기관의 판단에 맡기고 일상생활로 돌아간다. 상식이 존재하는 구미시의회를 위해 그들이 반성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부건 대구/경북 기자 ilyo0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