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문화예술 분야 우수자도 군 입대를 연기할 수 있도록 하는 병역법 개정안과 관련, 관련 업계에서는 “방탄소년단 외에는 해당 분야에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전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진=CJ ENM 제공
한국음악콘텐츠협회(음콘협)는 24일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22일 공포된 병역법 개정안은 대상자를 정하는 시행령에서 그 자격을 ‘훈·포장 수훈자 중 문체부장관 추천인’으로 한정할 것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며 “사실상 이 법안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대중문화예술인은 BTS를 제외하면 전무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 현재 대중문화예술인에게는 포장 없이 훈장만 주어지는 상황인데 훈장 수훈자로 추천을 받으려면 해당 분야 활동 15년 이상의 조건이 필요하다”며 “K팝 가수들이 10대 중후반부터 활동을 시작하는 현실상 15년 경력조건을 충족하려면 30대가 넘은 상태이므로 사실상 혜택이 불가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음콘협에 따르면 지금까지 훈·포장을 수훈한 가수의 평균 연령대는 67.7세로 분석돼 훈·포장의 수훈 여부를 입영 연기의 기준으로 삼기는 부적합하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지난 10년간 입대 가능 연령대에서 문화훈장을 수훈한 가수는 BTS 뿐이다. BTS의 경우 한류와 우리말을 전세계에 확산시킨 공로가 ‘특별공적’으로 분류되면서 15년 이상 활동 조건을 충족시키지 않았더라도 이례적으로 화관문화훈장을 받았다.
그외에 문화훈장을 받은 가수들은 수훈 당시 나이로 싸이(35세), 송창식(65세), 조용필(63세), 명국환(81세), 남진(71세), 태진아(63세) 등 입영과는 다소 동떨어진 연령대로 분석됐다. 이 때문에 이번 병역법 개정안이 여타 순수 예술인이나 스포츠인들에게 주어지는 병역 면제가 아니라 만 28세 이전의 군입대 의무를 만 30세까지 연기해주는 조건이므로 형평성의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는 것이다.
최광호 음콘협 사무총장은 “K팝이 국가 브랜드를 높였다는 공로를 인정해 좋은 취지의 제도를 만들어준 것에 감사하다”면서도 “실질적으로 아무도 적용받을 수 없는 법안이 된다면 어떠한 의미가 있는지 되묻고 싶다”고 말했다.
최 사무총장은 이어 “정부 방침대로 시행령이 만들어지면 제2의 BTS가 나와도 혜택을 받는 것이 불가능하다”면서 “이 법안이 단순히 BTS의 병역 문제만 아니라 K팝 산업 진흥을 위한 정부의 통 큰 결정이라면, 분명 법안의 취지와는 다르게 시행령을 설계하고 있는 것이라는 점에서 재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