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 아막성(阿莫城)서 성의 축조와 운영시기를 확인할 수 있는 신라시대 토기 등 다양한 유물들이 출토됐다.
[남원=일요신문] 지난 1월 대형 집수정의 발견으로 실체가 규명됐던 남원시 아영면 아막성(阿莫城)에서 축조시기와 운영시기를 파악할 수 있는 유물들이 쏟아져 나왔다.
24일 남원시는 개최한 전북도 기념물 제38호 아막성 발굴조사 및 산성의 보존과 활용방안에 대한 성과보고회에서 대형 집수정과 함께 출토된 각종 유물들을 통해 그동안 문헌사적으로 추정됐던 아막성의 실체가 확실하게 규명됐다.
아막성은 남원과 경남 함양군이 접경을 이루는 아영고원의 서곽능선 봉화산에서 남으로 뻗은 660고지에 북쪽을 바라보고 있다. 삼국시대에 신라국경의 요새로서 신라와 백제를 잇는 팔량치(八良峙)를 지켰다.
‘삼국사기’에는 아막성에 관한 문헌 기록이 전하는데 백제 무왕 3년(602년)과 무왕 17년(616년)에 백제가 신라의 아막성을 공격했다는 기사가 보인다. 아막성은 백제와 신라가 치열하게 각축을 벌였던 역사적 장소였다.
이번 발굴조사에서 출토된 유물의 대다수가 6세기 중반~7세기 전반기께 제작된 신라토기로써 아막성의 축조·운영 시기를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를 제공해 줬으며 기록상 등장하는 아막성의 운영시기와 정확히 일치하고 있다.
특히 유물 중 칠 원료가 담겨져 있는 그릇은 국내에서 최고로 손꼽히는 남원칠기 문화의 전통과 역사성을 복원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자료로 평가받았다.
이 밖에 목제유물과 동물유체 등이 상당수 출토됐다. 목제유물 가운데는 80cm 내외의 목검이 온전한 형태로 확인됐으며 글씨가 새겨진 목간이 함께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곰 유체는 신라 월성에서 출토된 예가 있으며 ‘삼국사기’에 신라인들이 곰 가죽으로 장군 깃발을 만든 것으로 기록돼 매우 중요한 자료로 지목됐다.
신라 유물 이외에도 가야토기와 백제토기도 일부 출토됐다. 가야토기는 신라의 축성 이전에 운봉고원에 지역적 기반을 두고 있던 가야 세력과 연관성을 살필 수 있다. 백제토기는 백제와 신라가 치열한 가축을 벌였던 아막성의 역사성을 복원하는데 귀중한 자료이다.
이환주 시장은 “이번 발굴조사는 ‘삼국사기’에 등장하는 아막성의 실체를 보여줄 수 있는 고고학적 증거로, 추가 발굴과 국가지정문화재 신청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신성용 호남본부 기자 ilyo66@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