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19년경 처음 기록된 약 9.5km 길이의 이 바닷길은 당시에는 파울네스 섬으로 건너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사람들은 썰물이 되면 드러나는 광활한 모래 벌판과 개펄을 가로질러서 섬으로 건너가곤 했으며, 이때 길 양 옆에 세워둔 수백 개의 빗자루(브룸)가 길잡이 역할을 했다.
지난 수백 년 동안 ‘브룸웨이’에서 무려 100여 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렇게 길 가장자리에 울타리 표시를 해놓은 이유는 안전을 위해서였다. 만일 이 표식을 벗어날 경우에는 깊은 진흙 구덩이에 발이 빠지거나, 혹은 사람을 집어삼킬 수 있을 정도로 깊은 퀸샌드(유사)에 빠질 위험이 높기 때문이었다.
사실 ‘브룸웨이’는 화창한 날씨에 건널 경우에는 딱히 위험하지는 않다. 문제는 악천후일 때다. 안개나 박무가 자욱하게 끼어 있거나, 폭우가 내릴 경우에는 한치 앞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자칫 길을 잃을 수 있다.
바닷물이 밀려올 땐 길을 건너다 익사할 수도 있다.
또한 하루 중 잘못된 시간에 ‘브룸웨이’를 건넌다면 이 또한 목숨이 위태로울 수 있다. 일단 바닷물이 밀려오기 시작하면 그야말로 눈깜짝할 순간이기 때문이다. 바닷물이 밀려오는 속도는 적어도 보통 사람이 달리는 속도보다 더 빠르며, 동시에 모래도 밀려오기 때문에 방향을 잡기가 어려워진다. 바로 이런 경우 자칫하다간 길을 건너다 익사하는 비극이 발생하고 마는 것이다.
‘브룸웨이’를 건너다가 목숨을 잃거나, 혹은 간신히 탈출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역사학자인 필립 벤튼과 같은 여러 작가들에 의해 수년에 걸쳐 기록되었다. 기록에 따르면 1600년 이후 지금까지 모래 벌판에서 발견된 시신만 66구였다. 하지만 시신이 발견되지 않은 실종자도 수십 명에 달하기 때문에 사실 사망자 수는 더 많다.
결국 지난 1922년에는 섬을 잇는 다리가 건설되었고, 그후 ‘브룸웨이’는 군인을 제외하고는 거의 사용하지 못하도록 통제되고 있다. 현재 일반인들은 특정한 날에만 이 길을 걸어서 건널 수 있도록 허용돼고 있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