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 KBS JOY 예능프로그램 ‘무엇이든 물어보살’ 예고편에 출연한 김현중. 국내 방송 복귀의 신호탄으로 추정된다. 사진=‘무엇이든 물어보살’ 예고편 캡처
지난 28일 방송된 KBS JOY 예능프로그램 ‘무엇이든 물어보살’ 방송 말미의 예고편에 등장한 김현중은 자신의 고민에 대해 “저는 밝은 사람인데 점점 밝지 않게 되는 것 같다. 사람들의 비난과 칼 같은 시선에 자책하게 된다”고 털어놨다.
김현중을 밝지 않게 만든 사건은 지난 2014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당시 그는 전 여자친구 최 아무개 씨에게 갈비뼈가 골절되는 전치 6주의 상해를 입힌 혐의로 피소된 뒤 비밀 유지 조건으로 6억 원의 배상금을 지불했다. 배상 합의와는 별개로 김현중은 벌금 500만 원에 약식기소되기도 했다.
그런데 이듬해 최 씨와 이별 문제로 갈등을 빚으면서 최 씨가 “김현중에게 폭행을 당해 아이를 유산했으며 임신 중절을 강요당했다”고 폭로하며 약 16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에 휘말렸다. 이 과정에서 김현중 역시 “비밀 유지 조항을 깨고 언론에 허위사실을 유포해 명예를 훼손했다”며 소송 맞불을 놨다. 이에 따라 양 측 간의 민사소송과 더불어 김현중은 최 씨를 상대로 사기미수 및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등 형사 고소를 함께 진행했다.
결과적으로, 약 5년 간 이어진 이 법정다툼에서 승자는 김현중이었다. 지난 11월 12일 대법원은 김현중과 최 씨가 서로를 상대로 제기한 민사소송과, 최 씨가 피소된 형사사건에 대해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민사소송의 경우는 1, 2심 모두 “최 씨는 김현중에게 1억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고, 형사는 최 씨의 임신 횟수를 나눠 2차 임신과 관련한 사기미수와 명예훼손은 모두 무죄로, 4차 임신과 관련해서는 유죄로 판단해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다.
승리는 승리였지만 상처뿐인 승리였다. 전 여자친구와 진흙탕 싸움을 벌이는 동안 내밀한 사생활이 드러난 탓이다. 특히 임신한 전 여자친구 최 씨와 나눈 욕설 메시지는 대중들에게 큰 충격을 줬다. 최 씨의 임신과 관련해서는 “김현중의 아이가 아닐 수 있다”며 친자 감정을 의뢰하는 등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으나 결국 친자임이 확인되기도 했다. 최 씨는 2015년 9월 아들을 출산해 현재 홀로 양육 중이다.
대중들의 관심을 받아야 활동할 수 있는 연예인의 특성상 이 같은 논란의 꼬리표는 김현중이 국내 활동을 위해 넘어야 할 가장 험한 산이기도 하다. 비단 전 여자친구와의 사건 외에도 2017년 3월 음주운전으로 또 다시 구설에 올랐으나 곧바로 팬미팅과 일본 활동을 강행해 많은 비판을 받기도 했다. 연이은 논란으로 2018년 김현중의 복귀작이었던 KBS W 수목드라마 ‘시간이 멈추는 그때’도 화제성 없이 그대로 묻혔을 정도다. 이후에는 주로 해외 활동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활동해 오다 지난달 대법원 판결을 발판으로 ‘무엇이든 물어보살’을 통해 국내 방송에 다시 복귀를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예고편만으로도 극심한 갑론을박을 불러일으킨 만큼 김현중이 바라는 수월한 복귀가 이뤄질 것으론 보이지 않는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법적으로 무죄 판결을 받은 것과는 별개로 그 사이에 불거졌던 각종 논란이 문제가 된 것”이라며 “이미지가 생명인 연예인인데 대중들의 머릿속에 이미 논란이 새겨져 있는 상태에서 무리하게 복귀를 시도하는 게 아닌가 싶다. 복귀를 위한다면 먼저 대중들에게 다시 한 번 논란에 진심으로 사과하는 것이 먼저이지 않나 싶다”고 지적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