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2세마 장산클리어, 와일들리로맨틱, 월드삭스, 블랙머스크는 데뷔전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며 기대주로 떠올랐다. 경주 장면으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없다. 사진=임준선 기자
#장산클리어(미·거·1전1/0/0·김병진·강환민 부:ORB 모:CLEAR POND 레이팅:38)
장산클리어는 데뷔전에서 뛰어난 능력을 과시하며 완승을 거둔 강환민 마방의 미국산 거세마다. 520kg대의 훌륭한 체구를 타고난 데다 스피드와 근성을 겸비, 차세대 에이스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주행 심사에서 1분 01초 6의 빠른 기록(건조 5%)을 작성하며 여유 있게 1위로 골인했다. 출발과 동시에 뛰어난 스피드를 발휘하며 선두에 나섰다. 직선주로에서도 추진 없이 잡고만 왔음에도 막판까지 탄력 넘치는 걸음을 이어가며 2위권을 6마신 차로 따돌렸다.
불과 1주일 만에 치른 데뷔전에서 기대에 부응하며 우승했다. 출발은 좋지 못했다. 반 박자 늦게 게이트에서 나왔고, 옆의 말과 부딪치는 등 시작은 불안했다. 그러나 약 200m 지나면서 빠른 스피드로 선두권에 합류했다. 4코너까지 선행마 바로 뒤 외곽에 자리 잡았다. 4코너를 세 번째로 돌고 직선주로에 들어선 후, 막판 탄력을 발휘하며 역전 우승을 따냈다. 2위를 4마신이나 따돌리는 완벽한 우승이었다. 기록도 1분 14초 4(1200m)로 매우 빨랐고, LF도 13초 0으로 끝걸음 역시 수준급이었다.
혈통적으로는 모계 쪽이 뛰어나다. 부마 ORB는 현역 시절 블랙타입에서 3승을 거뒀고, 상금도 261만 달러나 벌었지만, 자마들의 성적은 별 볼 일 없었다. 씨수말로 전향한 지 얼마 안 돼 단정할 수 없지만, 국내에 도입된 14두 중 2군 이상 진출한 마필이 하나도 없다는 점에서 좋은 점수는 줄 수 없다. 그러나 모마 클리어폰드는 다를 것으로 예측된다. 현역 시절 8전 2승을 거두며 7만 달러를 벌었다. 블랙타입 경주에서도 3위를 기록한 능력 우수마였다. 씨암말로 전향한 후 현지에서 2두를 배출했으며 모두 성공적이었다. 한 두는 23전 4승 2위 2회(21만 달러), 다른 한 두는 13전 3승 2위 1회(9만 달러)를 기록했다.
체격 조건이 뛰어난 거세마라는 점, 스피드와 근성을 겸비했고 넓은 주폭과 안정된 주행 자세까지 지녔다는 점에서 강환민 마방의 기둥마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와일들리로맨틱(미·수·1전1/0/0·우태율·안병기 부:BAYERN 모:ROMANTIC STORM 레이팅:38)
와일들리로맨틱은 주행 심사와 데뷔전에서 발군의 능력을 과시하며 신예 기대주로 떠오른 안병기 마방의 미국산 수말이다. 450kg대의 작은 체구가 유일한 흠일 정도로 잠재력만큼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체격만 더 커진다면 2021년 좋은 활약이 기대된다.
주행 심사에서 1분 00초 6(6% 양호)이라는 엄청난 기록을 작성하며 1위로 통과했다. 특히 출발부터 결승선 통과할 때까지 단 한 번의 추진도 없었다는 점에서 백점 만점을 주고 싶다. 빠른 스피드를 발휘하며 여유 있게 2선에서 레이스를 시작했다. 4코너를 세 번째로 돈 후 직선주로에서 제어만 했음에도 상대를 압도하며 7마신 차로 따돌렸다.
데뷔전에서 예상대로 우승했다. 출발과 동시에 탁월한 순발력을 발휘하며 선행을 장악했다. 직선주로에서도 전혀 지치는 기색 없이 탄력적인 걸음을 이어갔다. 결국 2위를 4마신 따돌리며 여유 있게 승리했다.
부마 바이에른은 현역 시절 브리더스컵 클래식 우승을 포함, 블랙타입에서만 4승 2위 1회 3위 3회를 거두며 445만 달러의 많은 상금을 벌어들인 명마였다. 2011년생(9세)으로 씨수말치고는 젊은 나이고, 평균 우승 거리도 1666m로 길다는 점에서 기대할 만하다.
#월드삭스(미·암·1전0/1/0·김창식·라이스 부:MIDSHIPMAN 모:SISTER DESIREE 레이팅:38)
월드삭스는 데뷔전에서 쟁쟁한 마필들을 꺾고 2위를 기록한 라이스 마방의 미국산 암말이다. 460kg대의 크지 않은 체격에 암말이란 핸디캡이 있지만, 예전에 1군까지 진출했던 ‘전승대세’의 모계 형제마란 점에서 기대할 만하다.
12월 4일 주행 심사에서 1위로 통과하며 충분한 가능성을 보였다. 기록은 1분 04초 4로 빠르지 않았지만, 시종일관 여유 있는 걸음을 보였다. 빠른 출발을 하며 선두권에서 레이스를 시작했고, 직선주로에서도 단 한 번의 추진 없이 잡고만 오면서도 끝까지 좋은 탄력을 보였다. 강렬한 포스는 없었지만 기본기는 충실하다는 느낌이었다.
2주 후에 펼쳐진 데뷔전에서 머리 차로 아쉬운 2위를 기록했다. 1200m 10번 게이트였고, 이번에도 빠른 출발을 하며 선두권에서 레이스를 시작했다. 4코너를 네 번째로 돈 후, 직선주로에서 뒷심을 발휘하며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하려는 순간, 외곽에서 ‘캡틴스텔스’가 번개처럼 날아와 우승을 뺏었다.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을 데뷔전이었지만 발전 가능성만큼은 확실히 각인시켰다.
모마 시스터데저레이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현역 시절 블랙타입 3위를 포함, 총 전적 32전 5승 2위 4회를 기록하며 15만 달러의 많은 상금을 벌었기 때문이다. 또한 첫 번째 자마 전승대세가 선행과 추입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1군에서도 입상했고, 두 번째 자마 아추섹시(Archusexy·미국)도 18전 6승 2위 2회를 거뒀다는 점에서 월드삭스에 대한 기대치를 높여볼 수 있다.
#블랙머스크(미·수·1전1/0/0·김한수·김동균 부:FLAT OUT 모:UPJUMPEDTHEDEVIL 레이팅:38)
블랙머스크는 데뷔전에서 기대 이상의 능력을 발휘하며 우승, 김동균 마방의 새로운 기대주로 떠올랐다. 490kg대의 좋은 체격에 스피드와 근성을 겸비했고, 주행 자세도 낮고 안정적이라 2021년에 더 좋은 활약이 기대된다. 10월 30일 주행 심사에서 1분 02초 9를 기록하며 2마신 차 2위로 통과했다. 1위마 굿필승이 워낙 강한 포스를 보였기 때문에 블랙머스크의 존재감은 상대적으로 미약했다. 출발도 늦었고, 막판에 강한 추진과 채찍을 동반했기 때문에 좋은 평가는 받을 수 없었다.
데뷔전에서는 굿필승을 꺾고 당당히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단승식 배당 8.8배로 인기 순위 4위였으나, 기대 이상의 성적을 올린 것이다. 1200m 10번 게이트였고, 출발은 빠르지 않았지만 곧바로 스피드를 발휘하며 2선에 가세했다. 4코너를 네 번째로 돈 후 직선주로에서 탄력 넘치는 걸음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주행 심사 때 보지 못했던 엄청난 탄력과 근성이었다. 경주 끝나고 주행 심사를 다시 돌려보며 ‘그때 그 말이 맞나?’ 싶을 정도였다. 한 달 사이에 엄청난 전력 변화를 보인 것이다.
부마 플랫아웃은 씨수말로 전향한 지 얼마 안 돼 평가하기 어렵지만, 현역 시절 블랙타입에서 우승 7회 2위 5회 3위 5회의 뛰어난 성적을 기록했고, 거리적성도 길다는 점에서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모마 업점프더데빌은 경주마로 데뷔하지 않았지만 좋은 유전자를 보유한 것이 분명하고, 거리적성 역시 길다는 점에서 블랙머스크의 미래는 매우 밝아 보인다.
이병주 경마전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