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을 사오다니 이게 무슨 말일까. 그렇다. 사실 ‘기드온’은 사람이 아니라 철제 서류가방이다. 사람이나 동물 등 생물보다는 무생물에 매력을 느끼는 애니미즘(우주 만물에 영혼이 있다는 믿음)을 가진 고든은 어릴 때부터 항상 주변의 모든 사물과 사랑에 빠져 지냈다.
시간이 지날수록 애니미즘은 강해졌고, 급기야 10대 초반에는 동네에 새로 문을 연 쇼핑센터와 사랑에 빠지기도 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미친 사람이라고 취급 당할까봐 당당하게 자신의 취향을 밝히지 못했던 고든은 하지만 지금은 남편 ‘기드온’과의 관계를 공개적으로 밝히고 떳떳하게 사랑을 키워나가고 있다.
집으로 데리고 온 후부터 점점 서류가방과 사랑에 빠졌던 고든은 마침내 지난 6월 친구들과 가족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결혼식까지 올렸다. 고든은 “‘기드온’을 보면 가슴이 뛴다. 나는 은, 거울, 금속에 완전히 미쳐있다”면서 “사람들은 내 감정을 이해하지 못한다. 내가 병이 있다면서 그저 치료를 받으라고만 한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말을 들어도 불쾌하진 않다”고 밝혔다.
물론 사람을 사귄 적도 있었다. 2017년 한 남자와 데이트를 시작했지만 2년 만에 헤어졌던 고든은 그 이유에 대해 “그가 무생물에 대한 내 애정을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남친과 ‘기드온’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했던 고든은 “나는 망설임 없이 ‘기드온’을 선택했다. 지금까지도 그랬고, 앞으로도 항상 ‘기드온’을 선택할 것이다”라고 당당하게 말했다. 출처 ‘캐터스뉴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