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30일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 사진=박은숙 기자
2030세대는 문재인 대통령 지지도 하락을 촉발한 ‘이남자(20대·남자·자영업자)’의 한 축이었다. 그사이 국민의힘은 피선거권 연령 하한선을 민법상 성년 기준인 만 19세로 낮추는 것을 골자로 하는 ‘청년정치 패키지 3법’을 발의하며 2030세대 끌어안기에 나섰다.
복수의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민주당 내부에선 전국대학생위원회(전국대학생위)를 청년위원회(청년위) 산하에 편입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 청년위와 전국대학생위는 민주당 2030세대를 대표하는 양대 기구다. 청년위는 청년 정치인 육성을 비롯한 청년 정책을 총괄한다. 전국대학생위는 전국 17개 시·도 대학 캠퍼스에 지역위를 구성, 20대의 정치 참여를 독려하는 역할을 맡았다.
통합론자들은 양대 기구의 기능 중복 등을 명분으로 내세웠다. 당 2020더혁신위원회(혁신위) 일부 위원도 통합론에 찬성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분리론자들은 “두 위원회의 타깃층이 다르다”고 말했다. 한 관계자는 “청년위와 전국대학생위가 통합되면, 20대 대학생들의 정치 무관심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민주노동당이 건재했던 2000년 중반부터 대학 캠퍼스 조직은 민주당이 아닌 진보정당이 장악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청년 정치의 해묵은 논쟁인 연령 기준을 둘러싼 갈등까지 여권을 덮쳤다. 최근 비공개 최고위원회에서 범친문(친문재인)계 인사들이 청년 연령 기준을 놓고 신경전을 펼친 것으로 알려졌다.
친문 직계인 김종민 최고위원이 청년 연령 기준을 만 45세에서 만 39세로 하향 조정하는 안을 주장하자, 당권파 친문계인 김태년 원내대표가 제동을 건 것으로 전해졌다. 혁신위 단장인 김 최고위원이 2030세대의 청년 몫 배려를 주장한 반면, 김 원내대표는 40대 이상 지지층의 이탈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청년 연령 기준을 만 39세로 하향 조정할 경우 선출직에 도전하는 만 40∼45세 당원들은 ‘청년 몫 가산점(10%)’을 받지 못한다. 최악의 경우 ‘2030세대 vs 40대’ 당원 간 갈등으로 확전될 수도 있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청년 연령 기준은 그야말로 고무줄”이라며 “치열한 논쟁을 통해 한 번은 정리해야 할 문제”라고 밝혔다. 열린우리당 시절 청년 연령 기준은 만 39세였다. 새정치민주연합 땐 만 42세였다. 청년 연령 기준이 점진적으로 높아진 셈이다.
국회 한 보좌관은 “21대 총선에서 당선된 300명 중 2030세대는 고작 13명”이라고 밝혔다. 174석의 여당 의원 중 2030세대는 7명(4%)에 그친다. 민주당 의원 평균 연령은 54.5세다.
윤지상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