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KDB산업은행 본사 전경. 사진=임준선 기자
산은은 최근 (주)카카오엔터프라이즈 3자 배정 유상증자에 1000억 원을 투자했다. 이번 유상신주 발행가는 주당 7만 3165원이다. 지난해 7월 이 회사가 37억 원 규모의 3자 배정 유상증자를 할 당시 신주발행가는 1만 4800원이었다. 산은이 확보한 지분율은 8.8%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측은 “산은의 투자 전 사전기술평가에서 최상위 등급을 받았다”면서 “1조 원 이상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았다”고 설명했다.
스타트업은 보통 혁신적인 기술과 아이디어를 보유하고 있지만 자금력이 부족한 기업들을 일컫는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상호출자제한기업인 시가총액 9위 (주)카카오가 98% 지분을 가졌던 회사다. (주)카카오가 인공지능(AI) 기반의 B2B 플랫폼 사업 본격 진출을 위해 2019년 12월 설립했다. 그 사이 소규모 합병이 있었지만 자본잠식 기업이었다. 최근 메신저 기반의 업무 협업툴 ‘카카오워크(Kakao Work)’와 기업용 클라우드 ‘카카오 i 클라우드(Kakao i Cloud)’ 등을 통해 B2B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산은 관계자는 “국내 벤처투자 규모의 지속적 확대와 유망 스타트업 성장에 따른 기업 가치 상승에도 불구하고, 국내 기관에 의한 대형 스케일업 투자가 미흡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벤처캐피탈협회가 집계한 기업당 평균 벤처투자금액은 27억 원 수준이다. 산은은 지난해 초 스케일업금융실을 신설해 14개 기업에 100억 원 이상의 대형 투자를 진행했다. 이번 건은 관련 투자 가운데 최대다.
한편 이번 투자로 지난 5월 유상증자에 참여했던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임원들은 ‘대박’이 나게 됐다. 당시 임원 3명이 25만 4053주, 기타투자자 31만 9556주를 배정받았다. 임원 3명이 거둔 평가차익만 149억 원이 넘는다. 기타투자자 평가차익은 188억 원에 육박한다. (주)카카오는 설립 당시 5억 원, 2019년 12월 유상증자로 626억 원을 투자했다. 산은의 이번 투자로 (주)카카오 지분가치도 14배 이상 높아진 셈이다.
최열희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