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의 비밀. 사진=커뮤니케이션북스
그럼 예능은 왜 이렇게 인기를 모으는 것일까. 바로 인간이 노는 것을 다루는 장르이기 때문이다. 굳이 요한 하위징아의 ‘호모 루덴스’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우리들 중에 노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노는 것, 즉 오락은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내가 직접 몸을 움직여 노는 것과 남이 노는 것을 보며 노는 것. 예능 프로그램은 후자의 즐거움을 저격한다. 텔레비전에 탤런트(때론 일반인)들이 나와 저희들끼리 노는 데도 시청자는 즐겁다. 긴장을 풀고 즐기기만 하면 되니 이 또한 더 즐겁다. 그런데 이렇게 즐기기 쉬운 예능,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을까.
‘웃찾사’, ‘도전 1000곡’ 등 18년 동안 인기 예능 프로그램은 만들어 온 저자는 “즐기기는 쉬워도 만들기는 정말 어려운 게 예능”이라고 말한다. 이유는 “이성이 아닌 본능에 호소”해야 하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전문 영역의 대접을 받지 못했던 ‘예능’에 대해 골수 예능 피디인 저자가 책을 썼다. ‘즐기기는 쉽지만 만들기는 어려운 예능 프로그램을 어떻게 하면 잘 만들 수 있을까’라는 고민에서 시작한 이 책은 예능 장르의 비밀을 열 가지 핵심 개념을 중심으로 파헤친다.
예능의 장르, 기준, 본질, 포맷, 특성, 진화, 탈장르화, 리얼리티, 요소, 제작이 그것이다. 신간 ‘예능의 비밀’을 통해 일반 독자는 우리가 재밌게 보는 예능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고, 예능피디가 되고자 하는 예비 방송인은 예능 프로그램 기획 및 제작의 노하우를 엿볼 수 있다. 예능이란 장르의 비밀도 쉽게 살펴볼 수 있다.
이수진 기자 sj109@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