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에서 이루어졌던 취미생활과 동호회 활동의 주 무대도 온라인으로 옮겨지는 추세다. 사진=프립 제공
#플랫폼으로 집에서 취미
오프라인에서 이루어졌던 취미생활과 동호회 활동의 주무대도 온라인으로 옮겨지는 추세다. 학원이나 동호회에 가는 대신 여가 플랫폼에서 펜드로잉 수업을 구입해 따라 그리면서 줌을 활용해 피드백을 하는 방식이다. 공방에서 진행되던 취미 클래스는 재료를 집으로 배송 받아 온라인 VOD를 활용해 참여할 수 있다.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DIY키트 등 홈키트를 활용해 취미를 즐기는 일명 ‘홈하비(Home Hobby)족’도 늘었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의 최근 판매 데이터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실내에서의 취미 활동과 라이프스타일에 관련한 소비도 늘었다. 홈트레이닝 상품인 헬스, 요가, 필라테스 관련 용품과 함께 실내에서 즐길 수 있는 취미 상품인 원데이클래스, 자기계발, 취미 레슨, 수예 용품 등의 구매가 전년 대비 급증했다. 홈트 용품 중에서도 특히 요가·필라테스 용품 및 헬스 용품이 각각 103%, 83%의 성장률을 기록했고, 원데이클래스와 취미 레슨은 전년 대비 400%를 넘는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직접 맛집을 찾아가는 대신 밀키트를 이용한 상품도 인기다. 프립에서는 플랫폼에 참여하는 제주 지역 호스트들이 구성한 27개의 특산물 밀키트를 판매한다. 직접 물질한 해산물로 해녀문화와 음식을 선보이는데 일명 ‘해녀카세(해녀+오마카세)’ 키트다. 밀키트로 집안에서 미식 여행을 한다는 콘셉트로 특히 MZ세대들에게 인기다. 이와 함께 집에서도 제주를 경험할 수 있는 ‘집에서 만나는 제주’ 기획전을 1월 10일까지 연다. 와인21닷컴에서는 집에서 밀키트로 즐기는 홈스토랑에 어울리는 와인을 추천한다.
비대면 근무환경이 늘어남에 따라 식권을 모바일로 제공하는 기업도 생기고 있다. 재택근무 등 언택트 시대의 업무 형태에 따른 기업 복지의 일환이다. 배달앱이나 반찬앱 등에서 음식을 주문한 뒤 회사에서 지급한 모바일 식권으로 결제할 수 있다. ‘페이코 식권’은 음식 배달 및 반찬 배달, 밀키트 주문 등을 비롯해 외부 식당 결제, 직원 간 식권 보내기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이를 활용해 랜선회식도 가능하다. 모바일 식권을 이용해 각자의 집에서 배달주문한 뒤 각자 식사하면서 화상으로 소통하는 식이다. 랜선으로 회식을 대신하는 새로운 언택트 회식문화다.
푸드스타트업 스낵포는 간식도 데이터를 기반으로 큐레이션 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집에서 겨울나기’를 주제로 농심과 함께 ‘집콕 간식박스’를 내놨다. 인기 상품 데이터를 기반으로 집에서 식사부터 간식까지 해결할 수 있는 패키지 상품이다.
가상여행인 랜선투어의 인기도 꾸준하다. 가이드가 현지에서 실시간으로 영상과 사진을 곁들여 진짜 여행하듯 안내한다. 사진=마이리얼트립 제공
#안방에서 세계여행
인터넷으로 즐기는 가상여행인 랜선투어의 인기도 꾸준하다. 가이드가 현지에서 실시간으로 영상과 사진을 곁들여 진짜 여행하듯 안내한다. 지나간 영상을 수동적으로 감상하는 게 아니라 가이드와 여행객 간 실시간으로 서로 소통할 수 있다는 게 강점이다. 안방에서 세계여행은 코로나 시대의 새로운 여행 트렌드다. 마이리얼트립은 유럽·미국·일본 등을 비롯해 국내 도시 등 50여 개의 랜선투어를 판매 중이고 마이퍼스트가이드에서는 가우디투어, 영국박물관, 알함브라궁전투어 등 프랑스, 영국, 스페인, 이탈리아 등의 유럽여행을 랜선으로 안내한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최근 2021년 전시계획을 유튜브로 생중계하기도 했다.
입국금지, 자가격리, 항공편 중단 등으로 인해 해외여행이 거의 불가능한 상황에서 각국 관광청에서도 ‘잠시 멈춤’과 ‘랜선여행’을 주제로 현지에서 열리는 전시회나 콘서트 등을 온라인으로 중계하고 쿠킹 클래스 등을 랜선으로 진행하며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2021년의 굵직한 계획들도 대부분 랜선 축제나 랜선 팸투어, 웹세미나인 웨비나 등으로 예정돼 있다.
스페인관광청, 영국관광청 등은 한국어 SNS 채널을 개설해 현지 여행 정보를 전달하며 소비자들과 스킨십을 이어간다. 해외여행이 가능해지는 시점에 소비자들이 가장 먼저 찾는 목적지가 되기 위함이다. 언젠가는 가야 할 목적지가 아닌 코로나19가 끝나면 가장 먼저 고려하는 여행지가 될 수 있도록 한다는 목표로 2021년에는 동영상과 SNS 채널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호주관광청, 체코관광청, 홍콩관광청 등도 적극적인 행보에 나선다. 홍콩관광청은 2020년 와인&다인 페스티벌과 랜선 팸투어를 성공적으로 진행한 경험을 바탕으로 올해 설 연휴에 펼쳐지는 축제를 유튜브와 홍콩관광청 글로벌 홈페이지, 페이스북 등에 게시해 랜선여행을 준비한다.
한국관광공사의 랜선여행과 함께 부산관광공사도 랜선여행으로 부산 여행을 권한다. 비대면 관광지를 소개하는 ‘안녕한 부산’과 부산의 소리를 들으며 휴식할 수 있는 ‘Sound of Busan’ 등 온라인 여행 영상 콘텐츠를 제공한다. 용두산공원 일대에서 AR(증강현실) 캐릭터를 찾는 비대면 스마트 관광 게임도 출시했다.
랜선여행과 함께 거리두기 여행도 ‘뉴노멀(New Normal)’로 자리 잡고 있다. 혼밥과 혼술에 이어 방역을 고려한 혼펜(혼자서 즐기는 펜션 여행)도 등장했다. 자차로 여행지로 이동해 혼펜을 하며 혼자 등산이나 트레킹을 즐기는 나혼트(나혼자 트레킹)도 거리두기 시대의 각광받는 아웃도어다.
1월 14일부터 2월 28일까지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방문위원회가 쇼핑문화관광축제 ‘2021 코리아그랜드세일(Korea Grand Sale 2021)’을 온라인에서 진행한다. 한국 관광 콘텐츠 소개를 비롯해 온라인 클래스도 운영한다. 한국의 분야별 전문가에게 K콘텐츠(한식·K팝·뷰티·한국어 등)를 배우고 참여할 수 있는 랜선 클래스다.
이송이 기자 runaindi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