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조선 ‘미스트롯 시즌2’에서 신설된 초등부 심사를 앞두고 마스터로 출연 중인 장윤정이 한 말이다. 그렇지만 적어도 예선 무대에선 이런 우려가 기우에 불과했다. 초등부 진출자 7명이 전원 본선에 진출했기 때문이다. ‘전 시즌 최초 한 부서 통째 본선 진출’이다. 이렇게 ‘미스터트롯’ 정동원 열풍을 이어갈 기대주들이 대거 시청자들에게 주목받고 있다.
‘미스트롯2’에 출연해 화제가 되고 있는 초등부 신동들. 사진=TV조선 ‘미스트롯2’ 방송화면 캡처
‘최연소 트롯소녀’ 황승아(9), ‘빈티지 보이스’ 김태연(9), ‘리틀 송가인’ 김지율(10), ‘공식 공주님’ 임서원(10), ‘아기 트롯 맹수’ 김다현(12), ‘트롯 팅커벨’ 김수빈(12), ‘초등부 맏언니’ 이소원(13). ‘미스트롯2’ 첫 회에서 소개된 초등부 출연자 7명은 이런 자막으로 각각 소개됐다. 그리고 이들 7명이 전원 예선을 통과해 본선에 진출했다.
4명은 올하트를 받아 본선에 직행했고 3명은 예비합격자였다. 장윤정이 “초등부 다음 라운드의 진출할 예비합격자 중에 합격자는 3명 전원”이라고 발표한 순간 초등부 참가자 전원이 통곡했다. 기쁨의 통곡이 이어지는 장면에서 순간 시청률은 30.2%까지 올라갔다. 사실 초등학생 출연자는 열 살인 ‘미스둥이’ 팀도 있었지만 이들은 쌍둥이부로 출연했고 안타깝게 예선에서 탈락했다.
‘최연소 트롯소녀’ 황승아는 1956년 발표된 ‘단장의 미아리고개’를 들고 무대에 올랐다. 구슬픈 목소리로 열창한 황승아는 15인 마스터들에게 올하트를 받았다. 진성이 “9세 나이에 어떻게 그런 가사 전달이나 박자관념, 멜로디의 흐름을 갖고 있는지 모르겠다”라며 황승아를 ‘트롯계의 보배’라고 극찬했다.
‘단장의 미아리고개’는 발표된 지 60년이 넘은 노래다. 원곡 가수인 이해연은 물론이고 나훈아, 김연자, 주현미, 진미령, 문희옥, 김수희, 조미미, 이미자, 하춘화, 정수라, 설운도 등 트롯 레전드들이 다시 부른 명곡이기도 하다. 한국전쟁의 아픔을 담은 이 노래의 절절한 감정을 완벽하게 소화한 ‘최연소 트롯소녀’의 무대는 마스터들은 물론, 시청자들에게 어필하기에도 충분했다.
아홉 살 동갑이지만 4개월 차이로 ‘최연소’ 타이틀을 놓친 ‘빈티지 보이스’ 김태연은 2020년 MBN ‘보이스트롯’에 출연했지만 음 이탈 실수로 3라운드에서 탈락한 바 있다. “국악 신동 딱지 떼어 버리고 ‘미스트롯2’ 진이 되고 싶다”고 자신을 소개한 김태연은 무대에서 ‘대전 부르스’를 선보였다. 역시 올하트.
장윤정이 “레벨이 다른 것 같다. 어른들과 겨뤄도 아무 손색이 없다. 태연이 몸 자체가 음악”이라고 칭찬했고 조영수 작곡가는 “국악 하는 분이 트로트 했을 때 인위적인 비브라토를 하는데 태연이는 그런 게 전혀 없다. 감정도 여느 성인을 뛰어 넘는다”고 극찬했다. 김준수가 “톱7에 들 것 같다”고 예상하자 장윤정은 “톱3에도 들 것 같다”고 말했을 정도다.
‘아기 트롯 맹수’ 김다현 역시 ‘보이스트롯’ 출신으로 준우승을 차지했을 만큼 이미 검증된 참가자다. 청학동 김봉곤 훈장의 딸로도 유명하다. 예선 무대에서 이미자의 ‘여자의 인생’을 불렀지만 하트 2개가 모자라 올하트를 받진 못했다. 예선 무대만 놓고 보면 마스터들의 반응에 아쉬움이 많았고 시청자 반응 역시 비슷했다. 그렇지만 이미 검증된 출연자인 데다 본선 진출에 성공한 만큼 다음 무대가 더 기대된다.
‘리틀 송가인’ 김지율은 ‘한 많은 대동강’을 선보여 올하트를 기록하며 당당히 본선 무대로 직행했다. 김지율은 나이답지 않은 정확한 음정과 꺾기 스킬이 돋보였다. 김준수 마스터는 “꺾기(비브라토)에서 피치가 정확하다. 어린 나이에 결코 쉽지 않은 일”이라며 김지율을 극찬했다.
1월 7일 방송된 ‘미스트롯2’ 본선 1차 팀 미션 경연 합격자 과정에서 초등부 참가자들이 안절부절 못하고 결국 막내 황승아 양이 바닥에 엎드려 폭풍 오열하는 모습이 방송된 부분을 두고는 보기 불편했다는 시청자들의 비판이 이어졌다. 사진=TV조선 ‘미스트롯2’ 방송화면 캡처
‘공식 공주님’ 임서원은 하유비 버전으로 편곡된 금잔디의 ‘오라버니’로 무대를 펼쳐 하트 14개를 받았다. 한 개 차이로 아쉽게 올하트가 되진 못했다. 마지막 한 개의 하트를 끝내 주지 않은 박선주는 “처음에 조금 떨어서 틀렸다. 그게 조금 아쉽다”고 평했다. 임서원은 “동원 오빠의 순수함이 좋다. 내가 ‘미스트롯2’에 나온 이유도 오빠 때문”이라며 정동원에 대한 팬심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정동원 역시 “너무 잘하는 것 같아서 좋은 성적 있을 것 같다”고 화답했다.
‘트롯 팅커벨’ 김수빈은 진성의 ‘가지마’를 불러 올하트를 받았다. 진성을 향해 “오빠 때문에 트롯을 배웠다”고 말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진성 역시 “오빠의 기준이 60부터냐”며 즐거워했다. 김수빈은 묵직하면서도 청량한 목소리가 돋보였는데 진성은 “철성의 목소리를 갖고 있어 변성기에도 변함없이 계속 노래를 잘할 것 같다”고 평했다. 김수빈은 화려한 치마쇼와 여유로운 무대 매너도 돋보였다.
‘초등부 맏언니’ 이소원은 단아한 한복 차림으로 윤복희의 ‘여러분’을 들고 무대에 섰다. “위로를 주고 싶어 출연했다”는 이소원의 출연 의도와 잘 어울리는 선곡이었다. 묵직한 저음이 돋보였고 ‘여러분’을 국악 풍으로 편곡한 것도 좋은 시도로 보였다. 김희재는 “위로를 주고 싶다는 마음이 마스터석까지 전해졌다”고 평했고, 장영란은 “마음을 치유해주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본인의 의도가 잘 전달된 무대였다는 반응이다. 다만 국악색이 짙다는 평이 나오면서 12개의 하트를 받는 데 그쳤다.
한편 1월 7일 방송된 ‘미스트롯2’ 본선 1차 팀 미션 경연을 통해 초등부 7명 가운데 임서원, 김다현, 김수빈, 김태연 양이 두 번째 본선에 진출했다. 다만 마지막 합격자 발표 과정에서 어린 초등부 참가자들이 안절부절 못하는 모습이 방송에 고스란히 담겼고 막내 황승아 양이 바닥에 엎드려 폭풍 오열하는 모습도 편집 없이 노출됐다. 이런 장면은 보기 불편했다는 시청자들의 비판도 이어졌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