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SBS 그것이 알고싶다
“백신을 통해 코로나19는 예방 가능한 질병이 될 것입니다.”
전 세계를 삼켜버린 코로나19. 사망자는 188만 명을 넘어섰다. 게다가 전파력이 70%나 높다는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와 남아프리카 공화국 변이 바이러스까지 확인된 상황. 인류를 향한 무차별적인 코로나19의 공격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희소식이 들려왔다.
각국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백신 개발에 박차를 가한 글로벌 제약사들이 코로나19 백신 상용화에 성공한 것이다. 우선 지난해 11월 9일, 미국 화이자 사가 코로나 백신 개발의 성공을 세상에 알렸고 놀랍게도 임상실험 결과 90% 이상의 효과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모더나 사, 아스트라제네카 사 등이 잇따라 코로나 백신을 만들어냈다. 전문가들은 인류가 백신을 만들어온 역사를 볼 때, 이렇게 빠른 시간 내에 코로나 백신을 개발한 것은 거의 기적에 가깝다고 지적한다.
새로운 과학기술을 통해 기존에 비해 빠른 속도로 개발할 수 있었다고 알려진 코로나19 백신들. 그 안정성과 효과는 과연 믿을 수 있을 것인가. 그리고 인류에게 코로나19 전쟁을 종식시킬 희망이 될 수 있을 것인가.
샌드라 린지 미국 최초 접종자는 “저는 오늘 희망에 가득 찼습니다. 안도감을 느낍니다. 치유가 되는 기분이에요”라고 말했다.
지난해 7월 코로나19 백신 개발이 거의 성공에 가까워올 무렵 세계 각국은 백신 확보 전쟁에 앞다퉈 뛰어들었다. 사망자가 속출하고 감염 환자 수도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늘고 있었던 유럽과 미국은 물론 감염자 수가 비교적 적었던 싱가포르나 호주 등의 국가까지 최대한 빨리 백신을 확보해 자국민들에게 투여하려고 총력을 기울였다.
반면 이런 국가들과 달리 한국은 한 발짝 물러나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었다. 백신 개발 시 확보하려고 계획했던 최초 물량도 다른 국가들과 비교해 적은 약 1400만 명분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소극적인 정부의 움직임은 3차 대유행으로 감염자가 다시 폭증하고 세계 각국의 백신 확보 물량이 보도되자 비판의 대상이 되었고 여론은 악화되었다. 이후 정부는 백신 확보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다른 나라와 달리 정부는 왜 백신 확보에 있어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던 것일까.
정부는 백신 접종에 대해 코로나19 백신은 세계 최초의 방식으로 개발된 백신이라 그 안정성을 섣불리 믿을 수 없기 때문에 타 국가의 접종 선례를 지켜보고 판단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여론에 따라 달라진 정부의 입장 변화. 현재 정부는 약 5,600만 명 분까지 백신 확보 물량을 늘렸다. 여론에 따라 달라진 현실을 볼 때 정부가 미래를 내다본 효과적인 백신 전략을 가지고 있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코로나 백신의 개발, 확보, 접종까지 이어지는 과정에 있어 정부의 전략은 무엇이었을까. K방역의 힘 때문에 집단면역의 기본이 되는 백신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닐까.
백신 확보에 있어 중요했던 골든타임들을 짚어보고 당시 정부의 선택은 무엇이었는지 또한 간과한 것은 없는지 살펴본다.
전문가들은 감염병과의 싸움은 전쟁과 비슷하다고 지적한다. 그만큼 긴급하고, 특수하며, 예측 불가능한 상황들이 일어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리고 이런 불확실한 상황들 중의 하나인 백신의 탄생이 예상보다 빠르게 나타났다.
희망의 소식임에도 불구하고 돌발 상황에 대비할 수 있는 사회적 소통과 전략이 부족했기에 우리는 사회적 갈등을 겪었다.
코로나 ‘백신 확보’에 있어 우리가 경험한 불신과 갈등, 그리고 논란은 ‘백신 접종’에 있어서 또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까. 어느 곳에 백신이 먼저 도착하는가, 누가 먼저 접종 대상이 되는가.
이런 질문에 답할 준비가 우리는 되어 있을까. 코로나19 감염병과의 전쟁을 끝내기 위해 진정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최원석 감염내과 전문의는 “감염병하고의 싸움은 전쟁을 대비하는 거랑 같다 생각해요. 몇 십억, 몇 조를 들여서 헬리콥터를 사고 비행기를 사고 미사일을 만들어요. 이것은 낭비가 아니죠. 안전에 대한 투자예요”라고 말했다.
백신 전쟁의 현 상황을 진단해 보고 코로나 백신의 확보와 접종까지 이어지는 과정에서 우리가 해결해야 할 문제들은 무엇인지 살펴본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