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5월,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와 유가족들이 서울 여의도 옥시레킷벤키저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는 모습. 사진=임준선 기자
재판부는 “CMIT와 MIT 성분 가습기 살균제는 유죄 판결을 받은 PHMG와 PGH 성분 가습기 살균제와 성분·위해성에 많은 차이가 있다”고 판단해 무죄 결론을 내렸다(관련기사 ‘가습기 살균제’ SK케미칼·애경산업 전 대표 무죄).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는 입장문을 통해 “보건의료계와 독성학계의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사람에 대한 노출피해가 우선이고 동물실험은 보조적이며 2차적이라고 말한다”며 “더구나 가습기살균제의 경우 이미 제품에 노출된 피해자가 있으니 피해는 분명하고 동물실험은 어떤 기전으로 제품이 건강피해를 유발하는지 확인하는 보조적인 수단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이들은 이어 “2020년 4월 애경산업 전 대표 A 씨 등에 증거인멸 교사 등의 혐의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이 확정된 사건에서 보듯 참사의 진실을 은폐하려는 가해기업들의 시도는 끊이지 않았다”며 “그러나 사람을 죽이는 제품을 만들어 판 혐의에는 그 어떤 형사 책임도 물을 수 없다는 재판부의 1심 판결로 결국 가해기업들은 면죄부를 받고 말았다”고 비판했다(관련기사 가습기살균제 증거 인멸한 애경산업 관계자들 1심서 ‘실형’).
이에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측은 “애경의 경우 가습기메이트 제조·유통 과정에서 아무런 안전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은 사실이 명백히 확인됐고, SK케미칼이 PHMG를 판매하는 과정에서 독성 수치를 숨기고 허위 기재한 사실 등이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충분히 입증됐다”며 “1심 법원의 판결들에 대해 모두 항소를 제기해 가습기살균제 피해에 상응하는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공소유지에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박형민 기자 godyo@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