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 제공
이번 이사회엔 이근호 회장을 비롯해 박주호 부회장, 김훈기 사무총장 등 이사진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날 이사회에선 최근 연맹의 발표를 통해 알려진 비율형 샐러리캡과 로스터 제도 도입으로 인한 선수들의 피해에 대해 논의했다.
코로나 19로 인해 비대면으로 진행된 이번 긴급 이사회의 진행을 맡은 김훈기 사무총장은 “코로나 19로 인한 구단의 재정적 피해로, 전체적인 지출 비용 감소에 대한 시도는 이해한다. 하지만 적어도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당사자들과 논의가 되어야 하지 않았나 싶다.” 라면서 “선수들과 어떤 대화도 없이 일방적으로 결정한 것은 매우 유감이다. 제대로 선수들에게 자료도 보여주며 대화를 한 것이 아니라 일방적인 통보임과 동시에 선수들이 기사를 보고 해당 사실들을 알았다는 것에 충격을 많이 받았다. 연맹이 일방적으로 선수들의 희생을 강요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
이어 김 총장은 “성공적인 리그를 만들기 위해선 구단과 선수들이 서로 함께 힘을 합쳐야 하지 않나”라면서 “선수들은 프로선수로서 그라운드에서 승리를 향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 본분이다. 그리고 구단은 이런 선수들을 존중하고 선수들의 권리를 인정해줬으면 좋겠다. 서로 인정해주고 상생할 때 좋은 장면이 나오지 않냐. 그런데 너무 일방적이다”라고 설명했다.
선수협 이근호 회장은 “이런 일이 있을 때 선수들의 의견을 모아 연맹과 협회에 전달하는 게 선수협이 해야 할 일이라 생각한다. 과연 우리가 어떤 방식으로 지금 현안에 대해 대처할지 논의하자”고 말했다.
박주호 부회장은 “코로나 19로 인해 어려운 상황이지만, 적어도 이런 중차대한 문제는 해외리그처럼 연맹이 선수들과 의견을 주고받았으면 좋겠다. 충분한 논의를 거쳤다면 어땠을지 싶다”고 했다.
또한, 박 부회장은 “어찌 보면 K리그는 우리들의 일터이다. 우리 선수들의 일터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에 대해 단 한마디도 말을 하지 못하고 그냥 받아들인다는 것부터가 문제가 아닐까 싶다. 모든 선수가 이에 대해 어떤 생각인지 의견을 모아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자기 생각을 밝혔다.
이사회를 마무리하며 김훈기 사무총장은 “해외리그 관계자들은 리그 운영 및 각국 축구계에 관한 중요한 사안을 논의하면서 선수들도 함께 참여하여 서로 의견을 교류한 후 결정을 한다. 비단 축구계뿐만 아니라 중요 사안을 결정할 때, 이해관계자들끼리 충분한 논의를 거친 후 결정되어야 하는 당연한 절차 중 하나이다. 하지만 프로축구가 출범한 지 곧 40년을 바라보는데 선수들과 대화 없는 일방적인 연맹의 태도는 참으로 안타깝다. 리그 운영 등 전반적인 사항에 관해 결정하는 자리에 선수들도 의견을 낼 수 있게 함께 자리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근호 회장은 “여러모로 참 힘든 시기다. 선수협은 선수들의 권리를 보호해야 한다. 지금 이 문제는 단순 회장과 부회장 그리고 임원진을 떠나 K리그에 소속된 모든 선수의 문제이다. 이런 엄중한 상황에서 선수협에 소속된 모든 선수가 침묵하기보다 적극적인 의견을 임원진에 전달했으면 좋겠다”고 선수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했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