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뇌과학자 나카노 노부코 교수는 “행운아를 관찰하면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고 언급했다. 외모나 지능 같은 요인과는 관계없다. 단지 “운이 좋은 쪽으로 흘러가게끔 뇌를 사용하고 행동한다”는 것이다.
가령 불안 등 부정적인 감정에 휩싸인 사람은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되어 시야가 좁아진다. 그 결과 행운이 다가와도 눈치 채기 어렵다. ‘어차피 안 되겠지’라는 체념이 소극적인 행동을 낳고, 행운마저 놓치게 한다. 이와 달리, 긍정적인 사고의 소유자는 시야가 넓고 적극적이라 기회를 잡을 확률이 높다. 바꿔 말하면 찬스에 강한 사람들이다. 나카노 교수는 “행운도 충분히 노력에 의해 향상시킬 수 있다”며 구체적인 방법을 소개했다.
일본의 뇌과학자 나카노 노부코 교수는 “행운도 충분히 노력에 의해 향상시킬 수 있다”고 말한다. 특히 긍정적인 사고의 소유자는 시야가 넓고 적극적이라 기회를 잡을 확률이 높다.
① ‘나는 운이 좋다’고 믿는다
행운아가 되는 방법 중 하나는 운이 좋다고 믿는 것이다. 영국 심리학자 리처드 와이즈먼 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운이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일수록 경품에 잘 당첨된다”고 한다. 그런데 자세히 관찰하니 단순히 운이 좋아 경품에 당첨된 경우도 있었지만, 기본적으로 노력하는 사람들이었다. 스스로 운이 좋다고 여기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더 많이 경품에 응모했고 당첨될 확률이 높아진 것이다.
자신이 운이 좋다고 믿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같은 상황일 때 대처법이 다르다. 예를 들어 어떤 일이 잘 되지 않을 경우 전자는 ‘공부가 부족해서일지 모른다’며 원인을 분석한다. 즉, 노력의 여지가 생긴다. 반면 후자는 실패의 원인을 ‘재수가 없는 탓’으로 돌리기 쉽다. 이러한 행동들이 쌓이고 쌓이면, 오랜 시간이 흐른 후 결국 큰 차이를 만든다. 어느 쪽이 승자가 될지는 불 보듯 뻔하다.
② 긍정적인 자아관을 갖는다
자신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갖는 것 또한 중요하다. ‘나라면 할 수 있어’라는 긍정적인 상상은 실력을 십분 발휘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진행한 실험을 보자. 피실험자는 유명 대학 여대생들로, 남성이 여성보다 정확하게 답을 도출하는 것으로 알려진 테스트에 도전했다. 아울러 테스트 전에는 간단한 설문조사를 거쳤다.
성별만 물어본 그룹은 정답률이 64%였다. 이에 비해 다니는 대학까지 물어본 그룹은 정답률이 86%까지 치솟았다. 명문대 학생이라는 긍정적인 자기 이미지가 테스트에 좋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마음가짐은 행동에도 직접 영향을 미친다. 나카노 교수는 “가급적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배제하고, 긍정적인 이미지를 가지는 게 좋다”고 말했다. “평소 운이 좋다고 믿고, 긍정적인 자아관을 가지면 행운을 내 편으로 만들 수 있다”는 조언이다.
③ 누군가를 애정으로 키운다
사랑스럽다고 느끼는 대상을 진심으로 키우는 것도 자신의 능력 향상, 더 나아가 운을 좋게 하는 비결이다. 대상은 꼭 자녀만이 아니라, 후배나 부하 등도 포함된다. 과학저널 ‘뇌과학’에 발표된 논문에 의하면 “아이를 사랑으로 키우는 엄마 그룹은 뇌의 여러 영역이 활성화됐다”고 한다. 예를 들어 판단력 같은 인지기능이 높았다. “이러한 효과는 ‘애착 호르몬’인 옥시토신의 작용 때문”이라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흥미로운 사실은 꼭 친자식이 아니더라도 비슷한 결과가 도출됐다는 점이다. 아이와 일정 기간 함께 지낸 미혼 그룹도 인지기능이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마모셋원숭이를 이용한 실험에서도 홀로 케이지에 있던 수컷보다 아이와 같이 케이지에 있던 수컷이 옥시토신의 분비량이 더 많았다. 종합해보면, 애정을 가지고 누군가를 돌보면 호르몬의 분비로 인지기능이 향상한다는 걸 알 수 있다. 흔히 “다른 사람을 가르치면 나도 함께 성장한다”는 말을 하는데, 실제로 맞는 말이다.
우연히 발견한 행운 즉 ‘세렌디피티’를 만난 사람들은 공통점이 있다. 다름 아니라 명확한 목표를 지녔다는 점이다.
④ 명확한 목표를 지닌다
운이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면, 구체적인 목표를 세워야 한다. 한때 ‘세렌디피티(Serendipity)’라는 말이 주목받았다. 사전적 의미는 ‘의도치 않게 얻은 성과’ ‘우연히 발견한 행운’이다. 과학사의 대발견에는 유독 세렌디피티에 의한 것들이 많다. 예를 들어 2000년 노벨화학상을 수상한 시라카와 히데키 박사의 ‘전도성 고분자(전기가 통하면서도 금속에 비해 가볍고 가공성이 우수한 플라스틱)’의 발견은 실험 도중 실패한 결과물에서 탄생했다.
세렌디피티를 만난 사람들은 공통점이 있다. 다름 아니라 명확한 목표를 지녔다는 점이다. “시라카와 박사 역시 학창시절부터 줄곧 ‘새로운 플라스틱을 만들고 싶다’는 꿈을 품어왔다”고 한다. 목표가 정해지면 그것을 향한 구체적인 노력을 거듭할 수 있게 된다. 도중에 지혜가 생기고, 창의성이 생긴다. 반대로 뚜렷한 목표가 없으면 세렌디피티는 그저 흘러가버리고 만다. 행운아들을 관찰했던 리처드 와이즈만 박사는 이런 말을 남겼다. “불행은 원하지 않아도 찾아오지만, 행운은 원해야 찾아온다.”
⑤ 쉽게 좌절하지 않는다
운이 좋은 사람들은 명확한 목표를 지니고 산다. 그 과정에서 설령 나쁜 일이 생겨도 ‘인생지사 새옹지마’라며 스스로를 다독일 줄 안다. 하지만 계속 실패뿐이라면 우울해지는 것이 보통의 인간이다. 그럴 땐 “모든 게임이 랜덤워크 가설처럼 진행된다”는 사실을 떠올리자.
랜덤워크 가설이란 동전 던지기를 총 1만 번을 해 동전의 앞면이 나오면 +1, 뒷면이 나오면 -1로 하여 이것을 모두 더해가면서 그래프를 그린 결과다. 예컨대 앞면이 나오면 1000원을 따고, 뒷면이 나오면 1000원을 잃는다는 식으로 생각하면 쉽다.
많은 사람들이 그래프가 제로(0)를 중심으로 좁은 범위를 왔다 갔다 할 것이라고 추측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큰 폭으로 그래프가 요동친다. 왜냐하면 동전의 앞면과 뒷면이 번갈아가며 나오지 않고, 무작위로 나오기 때문이다. 즉 어떤 때는 앞면만 연달아 나온다. 계속 돈을 따거나 반대로 연속으로 돈을 잃는 상황이 생각보다 많이 발생하는 것이다.
현실에서도 마찬가지다. 꿈을 좇을 때 나쁜 일이, 혹은 좋은 일이 연달아 일어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플러스와 마이너스 사건이 거의 절반씩 된다. 아무리 행운이 따르는 사람들이라 해도 하는 일마다 바로바로 잘 되진 않는다. 다만 잘 안 풀릴 때 그 안에서 새로운 기회를 발견할 줄 안다. 그들은 쉽게 좌절하지 않으며, 피해가 크지 않도록 노력하고, 기회를 포착한다는 점이 다르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