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나경원 전 의원이 14일 오후 재건축 추진 중인 서울 금천구 남서울 럭키아파트를 방문해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일요신문DB
나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나경원이 이끄는 서울시청에서는 이런 끔찍한 성범죄는 절대 있을 수 없을 것”이라며 이처럼 말했다. 나 전 의원의 입장은 전날 법원이 박 전 시장의 성추행을 사실로 인정한 데에 따른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부장판사 조성필)는 지난 14일 준강간치상 혐의로 기소된 서울시장 비서실 전 직원 정 아무개 씨(41)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도 명했다.
나 전 의원은 “피해자가 얼마나 큰 공포와 수치심을 느끼셨을까. 막강한 권력의 카르텔 앞에 무기력했을 피해자에게 그저 미안한 마음만 들 뿐”이라며 “힘들 때 지켜주지 못했고, 야만적인 범죄를 막아주지 못했다”고 했다.
또한,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명백한 범죄 행위의 피해자를 두고 ‘피해호소인’ 운운했다. 그것도 평소에 틈만 나면 여성 인권, 남녀평등을 외치던 사람들이 말이다”라며 “진영논리에 매몰돼 정신 나간 일들을 저질렀다. 양심이 눈곱만큼이라도 있다면 피해자와 국민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법원의 판결을 보고도, 민주당은 기어이 서울시장 선거 후보를 내겠다는 것인가. 스스로 만든 당헌당규까지 파기했다. 조직적인 2차 가해까지 서슴지 않았다”며 “그리고 후보를 또 내서 자신들을 선택해달라고 한다. 정말 뻔뻔함이 하늘을 찌른다”고 비판했다.
나 전 의원은 “부실수사, 면죄부수사로 덮을 일이 아니다. 특히, 측근 세력의 방조와 묵인 여부를 완벽하게 밝혀내야만 재발방지 대책을 확실히 세울 수 있다”면서 “적어도 서울시청에서 만큼은 성범죄를 완전히 추방하고 근절하겠다는 독한 의지로, 재발방지와 2차 가해를 철저하게 막기 위한 섬세한 정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상대가 불편해하는 사적인 연락과 부당한 업무 지시를 막기 위한 시스템을 도입하겠다. 성희롱, 성추행에 대해서는 무관용의 원칙으로 가장 강력한 징계를 내리겠다. ‘잘 몰랐다’, ‘한 번만 봐 달라’는 통하지 않을 것”이라며 “다시 한 번 피해자와 시민들께 약속드린다. 절대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수진 기자 sj109@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