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닝썬 게이트’의 시작점이 된 클럽 버닝썬 폭행 사건의 피해자 김상교 씨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효연의 실명을 거론한 글을 올려 화제가 되고 있다. 그날 버닝썬 내부에 있던 효연에게 마약에 취한 여배우 등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내용이었다. 사진=김상교 씨 인스타그램
이 씨를 둘러싼 수많은 범죄 혐의 가운데 ‘조폭’이라는 단어가 화룡점정처럼 찍히며 다시 세인들의 관심이 집중된 바로 그날 ‘버닝썬 게이트’의 시작점이 된 클럽 버닝썬 폭행 사건의 피해자 김상교 씨(30)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효연의 실명을 거론한 글을 하나 올렸다. 주된 내용 역시 효연에게 공개적으로 질문을 던지는 것이었다. 김 씨는 자신이 폭행을 당한 바로 그날을 거론하며 “그날 마약에 취해 침 질질 흘리던 여배우가 누구였기에 역삼지구대 경찰 OOO과 OOO이 클럽내부로 들어가지도 못했는지. 그날의 VVIP 당신은 다 봤을 거 아니냐 효연아. 그날 마약에 취한 여배우가 H인지 G인지”라고 적었다.
이에 효연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난 열심히 내 일 했어요. 여러 사람들과 인사도 하고 공연 축하해주러 온 친구, 스태프들과 술 한잔하고 기분 좋게 삼겹살로 해장까지 하고 집 들어왔습니다”라며 “클럽 안에 서로 꼬실라고 침 질질 흘리는 남자들과 여자들은 본 적 있는 거 같아요. 근데 침 질질 흘리는 여배우 남배우 고양이 강아지는 본 적도 들은 적도 없어요”라고 밝혔다.
당장 김 씨의 글에서 실명이 언급된 당사자는 효연이지만 효연을 저격한 글이라고 보긴 어렵다. 오히려 김 씨가 목격자일 수 있는 효연에게 그날의 일에 대해 이제라고 얘기해 달라고 공개 질문을 던진 글일 뿐이다. 이에 효연은 당일 행적을 밝히며 목격한 게 없다는 답변을 내놓은 셈이다.
김 씨가 효연에게 그날 ‘뭘 봤느냐’고 물었고 효연은 ‘본 게 없다’고 답한 가운데 관건은 바로 그 ‘뭘’에 있다. 김 씨는 ‘마약에 취해 침 질질 흘리던 여배우’라며 이니셜로 여배우 H와 G를 언급했다. 뿐만 아니다. 김 씨는 이 글에서 “버닝썬 관련 연예인 수십 명인 거 언젠가 밝혀질 건지 아니면 제대로 불 건지 너희들 선택이야. 지금도 어디 하우스에서 숨어서 떨 하고 뽕 맞고 비디오 찍고 있겠지. 기회는 얼마 안 남았어”라고도 밝혔다.
사실 이번에 김 씨가 언급한 ‘그날의 일’은 이미 언론 보도로 알려진 내용이다. 2019년 5월 방영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황하나와 버닝썬 VIP들의 은밀한 사생활 편’을 통해서다.
문제의 그날인 2018년 11월 24일 새벽 버닝썬에선 한 화장품 브랜드의 회식이 있어 VIP 스무 테이블 정도를 예약했다. 여배우 A도 그 자리에 있었는데 눈이 충혈돼 있었고 침을 엄청 많이 흘렸다는 버닝썬 내부 관계자의 진술이 보도됐다. 실제로 그날 한 화장품 브랜드의 행사가 버닝썬에서 있었다. 다만 당시 해당 화장품 브랜드 측은 당시 여배우 관련 의혹에 ‘확인할 수 없다’는 정도의 입장만 밝혔다.
따라서 이번 김 씨의 폭로가 뭔가를 알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당시 언론 보도 내용과 관련해 당일 버닝썬 내부에 있던 효연이 뭔가를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해 물어본 것일 수도 있다. 따라서 연예관계자들은 김 씨가 문제의 그날 마약에 취한 여배우에 대해 추가 폭로를 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제는 사라진 클럽 버닝썬 입구의 모습. 잘나가던 클럽 버닝썬은 이미 사라졌지만 당시 그곳에서 시작된 마약 등 연예인 관련 의혹은 여전히 사그라지지 않았고 최근 다시 이슈가 되고 있다. 사진=박정훈 기자
연예계에서 더욱 신경 쓰는 부분은 ‘버닝썬 관련 연예인 수십 명’ 관련 언급이다. 김 씨는 ‘언제가 밝혀질 건지 아니면 제대로 불 건지’라고 해당 연예인들에게 선택을 권유했고 ‘내 메모장에 너희 명단 다 있다’고 적기도 했다. 한 중견 연예기획사 임원은 “김상교 씨가 뭔가를 폭로하거나 갖고 있다는 명단을 공개하거나 그러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라면서도 “당시 버닝썬을 둘러싸고 연예인 관련 루머가 많았지만 승리와 정준영 등 문제가 된 이들 정도에서 마무리됐다. 다 끝났다고 생각했던 버닝썬의 악몽이 다시 되살아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들기는 한다”고 밝혔다.
실제 김상교 씨가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와의 인터뷰에서 효연의 답변에 대한 입장을 내놨지만 추가 폭로는 없었다. 김 씨는 “DJ만 하고 갔겠지만 상황을 전반적으로 다 봤을 것 아니냐. 그런데 못 본 척하고 살아가는 자체도 잘못됐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여전히 효연이 그날 뭔가를 봤을 것이라는 추측 수준이다.
또 다른 연예기획사 관계자는 좋지 않은 상황에서 분위기가 묘하게 흘러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는 대통령 임기가 끝나가는 시점인 데다 선거도 많다. 연예계는 늘 이런 때를 조심해야 한다. 엉뚱하게 연예계에서 대형 이슈가 불거지곤 하기 때문”이라며 “최근 다 지나간 일이라 여겼던 이슈가 하나둘 살아나고 있다. 황하나 마약 사건이 크게 터졌고 버닝썬에서도 마약 관련 이슈가 불거졌다. 황하나와 버닝썬은 연예계 이슈가 아니지만 스타들의 사생활과 밀접한 영역에서 터진 일이라 오히려 더 파급력이 큰 이슈로 불거질 수도 있다”며 경계했다.
조재진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