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 축구선수와 콜걸은 실과 바늘처럼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가 된 걸까.
마치 잘나가는 축구선수라면 으레 거쳐야 하는 통과의례라도 되는 듯 요즘 유럽리그의 빅스타급 선수들치고 콜걸 스캔들에 휘말리지 않은 경우는 거의 없다. 수년 전 연달아 터진 여비서, 콜걸 등과의 섹스 스캔들로 한바탕 곤욕을 치렀던 데이비드 베컴에 이어 호나우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프랑크 리베리 등 각 나라의 간판급 스타들이 서로 경쟁이라도 하듯이 줄줄이 콜걸과의 불륜으로 언론을 장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번에는 드디어 ‘잉글랜드의 악동’이라고 불리는 웨인 루니(24) 차례가 돌아왔다. 지난 4일 영국을 발칵 뒤집어 놓은 루니의 불륜 스캔들은 하필이면 아내인 콜린(24)이 임신 중일 때 발생했다는 사실 때문에 더욱 비난을 사고 있다.
현재 루니는 자신의 불륜 사실을 순순히 시인한 채 행여 잉글랜드 대표팀에서 제명될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유로 2012(유럽축구선수권대회) 조별 예선이 시작된 가운데 파비오 카펠로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이 과연 루니를 감싸 안고 갈지, 아니면 과감하게 버릴지에 축구팬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나는 현재 가족과 함께 보내는 생활을 즐기고 있다. 많은 시간을 가족과 함께 집에서 보낸다.”
“아빠가 되면서 내 인생은 바뀌었다. 앞으로는 가능한 한 아들과 아내하고만 시간을 보내고 싶다. 더 이상 클럽에도 자주 안 가고, 앞으로 몇 년간 계속 그럴 것이다. 이제는 10시 반만 되면 잠자리에 든다.”
지난 3월 월드컵을 앞두고 가진 한 인터뷰에서 밝힌 루니의 비장한 ‘각오(?)’다. 하지만 피 속에 끓고 있는 ‘악동’ 기질은 버리기 힘들었던 걸까. 이런 공개 다짐을 한 지 불과 며칠 후부터 는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클럽에 나가서 친구들과 어울려 술을 마시는 모습이 목격됐는가 하면, 심지어 지난달에는 쓰레기통에 대고 노상방뇨하는 민망한 모습까지 들키고 말았다.
그리고 지난주 마침내 올 것이 오고야 말았다. 그동안 그렇게 숨기고 싶어 했던 한 콜걸과의 불륜 사실이 급기야 만천하에 드러나고 만 것이다. 지난해 6월부터 4개월 동안 루니와 주기적으로 만나 성관계를 맺었던 여성은 제니퍼 톰슨(21)이라는 콜걸이었다.
▲ 웨인 루니 부부와 아들 카이. |
루니는 언젠가는 죗값을 치러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에 늘 불안하게 지내왔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영국 대중지 <선>은 루니가 월드컵을 포함해서 근 몇 달간 맨유에서 단 한 골도 넣지 못한 채 슬럼프에 빠진 이유가 사실 이런 심리적 불안상태 때문이 아닐까 추측했다. 즉 난잡한 사생활과 이를 들키면 어쩌나 하는 걱정 때문에 경기에 집중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실제 루니는 남아공월드컵에서도 불륜이 들킬까 전전긍긍했으며, 맨유 선수들에게도 자신의 걱정을 털어놓곤 했었다.
하지만 그의 이런 바람과 달리 결국 ‘나쁜 과거’는 아내를 포함, 전 세계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말았다. <선데이미러>를 통해 처음 보도된 루니의 콜걸 스캔들 전말은 다음과 같다. 루니가 톰슨을 처음 만난 것은 온라인 성매매 알선업소를 통해서였다. 한 친구의 추천으로 톰슨을 찍었던 그는 처음에는 한 번 만나면 두 시간 정도 시간을 보냈고, 만남의 횟수가 잦아지면서는 점차 데이트 형태로 발전하는 동시에 함께 보내는 시간도 대여섯 시간으로 길어졌다. 그리고 화대로는 1000~1200파운드(약 180만~210만 원)를 현금으로 지급했다.
하지만 <데일리메일>의 주장은 조금 달랐다. 루니가 톰슨을 처음 만난 것은 매춘 업소가 아닌 ‘맨체스터 235 카지노’에서였으며, 루니는 당시 톰슨이 콜걸이란 사실을 모른 채 접근했다는 것이다. 당시 친구들과 함께 술을 마고 있었던 루니는 톰슨을 자신의 VIP룸으로 불러들였고, 한쪽 구석에서 3분 동안 키스를 나누면서 유혹했다.
그리고 그때부터 루니의 문자 폭탄은 시작됐다. 곧 다시 만나자고 톰슨을 졸랐던 루니는 톰슨으로부터 “좋다. 하지만 공짜는 안 된다”라는 답문을 받고는 “알겠다. 문제될 것 없다”고 말하며 콜걸이어도 상관없다는 뜻을 밝혔다.
일주일 후 맨체스터 시내의 고급 호텔인 ‘로우리 호텔’에서 다시 톰슨을 만난 루니는 이곳에서 톰슨이 데리고 온 또 한 명의 콜걸과 함께 스리섬을 했다. 당시 루니는 자신이 스리섬은 처음이라며 매우 수줍어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 후부터 루니와 톰슨의 만남은 주기적으로 이루어졌다. 2주 후에도 같은 호텔에서 만나 성관계를 했으며, 한번은 카지노 호텔의 화장실에서 관계를 갖기도 했다. 만날 때마다 루니는 현금 뭉치를 건네는 것을 잊지 않았다.
하루는 콜린이 집을 비운 사이에 톰슨을 집으로 초대하는 뻔뻔스런 일을 저지르기도 했다. 톰슨은 “루니가 아내를 배신하는 것에 대해서 별로 개의치 않는 듯 보였으며, 둘 사이에 애정이나 어떤 감정도 남아 있지 않은 듯 보였다”고 말했다.
톰슨은 루니가 한때 맨유에서 함께 뛰었던 호날두를 매우 싫어했다는 에피소드도 함께 폭로했다. 톰슨은 “어느 날 밤 어떤 파티가 열리고 있는 클럽에 갔는데 이상하게 루니가 들어가길 머뭇거렸다. 이유는 예전에 호날두의 단골집이라는 것이었다. 왜 호날두를 그렇게 싫어하냐고 묻자 루니는 웃으면서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을 했다”고 폭로했다.
▲ 웨인 루니의 불륜 상대인 ‘콜걸’ 톰슨. 유복한 중산층 가정에서 자란 톰슨은 축구 스타의 아내인 ‘왁스’가 꿈이었다고. 그녀는 다른 프리미어리그 스타들과도 관계를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
톰슨의 아버지는 석유회사 중역이고, 가족들은 볼턴에 있는 시가 40만 파운드(약 7억 원)의 집에서 살고 있는 중산층 집안이다. 톰슨은 어려서는 부모를 따라 카타르로 이주해서 성장했으며, 90년대 부모를 따라 영국으로 돌아와서 정착했다. 그리고 문제는 가톨릭 사립학교에서 한 학기에 1555파운드(약 280만 원) 하는 일반 사립학교로 전학을 가면서 시작됐다. 부모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건만 결국 부모의 바람과 달리 샛길로 새고 말았던 것이다.
톰슨의 비행은 어린 나이부터 시작됐다. 15세 때부터 이미 술을 마셔대기 시작했는가 하면, 종종 과음으로 응급실에 실려가 위세척을 받기도 했다. 해외출장이 잦은 부모가 집을 비울 때면 매주 집에서 파티를 열었다. 또한 16세 때부터는 마약을 입에 대기 시작했다.
톰슨이 본격적으로 매춘에 뛰어든 것은 17세 때였다. 당시 프리미어리그 ‘볼턴’의 공격수 엘 하지 디우프와 잠자리를 갖고 200파운드(약 36만 원)를 받았다고 자랑스럽게 말하고 다녔으며, 고등학교를 졸업할 무렵에는 이미 전문 매춘부가 되어 있었다.
항상 유명한 축구선수 부인이 되는 것이 꿈이었던 톰슨의 주고객은 당연히 프리미어리그 선수들이었다. 축구선수를 만나기 위해서 일부러 선수들의 단골집인 ‘J2’ 나이트클럽에서 일자리를 얻었으며, 그곳을 드나드는 선수들을 유혹하면서 매춘을 하곤 했다.
이런 까닭에 그녀의 페이스북 친구 중에는 축구선수를 비롯해 유명 연예인, 방송인들이 많았다. 맨유의 대니 웰벡, 뉴캐슬의 조이 바튼과 케빈 놀란, 토트넘의 데이비드 벤틀리, 에버턴의 실바인 디스틴, 맨시티의 미카 리처즈 등이 현재 친구로 등록되어 있다. 한편 8일 <텔레그래프> 등 영국언론에 따르면 톰슨은 루니 외에도 프리미어리그의 축구스타 13명과도 관계를 가졌으며, 포지션별로는 수비수 6명 미드필더 3명 스트라이커 4명이라고 한다.
매춘 스캔들이 터지자 현재 사람들의 관심은 과연 콜린이 이번에도 다시 루니를 용서해줄까 하는 데 모아지고 있다. 사실 루니는 지난 2004년에 이미 한 차례 매춘 스캔들로 콜린의 심기를 불편하게 한 적이 있다. 18세이던 당시, 16세 시절에 세 번 매춘한 사실이 차례로 알려지면서 망신을 당한 것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매춘부들의 나이였다. 세 명 중 두 명의 나이가 각각 37세와 48세로 무려 20~30년 이상 연상인 아줌마였기 때문이다. 루니는 화대로 140파운드(약 25만 원) 정도를 지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당시는 결혼 전이었고, 또 10대 소년이었지만 지금은 사정이 백팔십도 다르다. 결혼도 한 상태인 데다가 아들까지 낳은 아빠이기 때문이다. 과연 콜린은 이번에도 관대함을 베풀 수 있을까. 루니는 스캔들이 터지기 하루 전날 미용실에서 머리를 하고 있던 콜린에게 문자를 통해 “곧 나와 매춘부에 관련된 스캔들이 보도될 것”이라고 털어놨다. 다음 날 신문을 통해 루니의 불륜 소식을 접한 콜린은 불같이 화를 냈으며, “더 이상 당신이 필요 없다. 보고 싶지 않으니 나가서 그냥 축구나 해라”고 쏘아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루니는 자신이 저지른 일에 대해 후회하면서도 혹시 콜린이 이혼을 요구해오면 받아들일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혼을 지키기 위해서 딱히 노력도 하지 않겠다는 듯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으며, 콜린에게 불륜 사실을 털어놓으면서도 “별로 중요한 일이 아니다”라며 우물거렸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현재 루니의 재산은 3300만 파운드(약 600억 원) 정도이며, 연봉은 520만 파운드(약 94억 원)이고 연수입은 1550만 파운드(약 280억 원)다. 축구선수 연봉보다 그라운드 밖에서 벌어들이는 돈이 더 많은 루니는 현재 나이키, 코카콜라, EA 스포츠 등의 광고모델로 연간 600만 파운드(약 107억 원)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 또한 ‘하퍼 콜린스’ 출판사와는 12년간 최소 다섯 권의 책을 출간하는 조건으로 이미 선임료 500만 파운드(약 90억 원)를 받았으며, 여기에 한 번 책을 낼 때마다 일정한 액수를 추가로 받기로 한 상태다.
문제는 루니에게 스폰서가 붙는 이유가 사실은 모두 ‘가정적인 남자’라는 이미지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데 있다. 만일 이런 이미지가 무너진다면 스폰서가 줄줄이 발을 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한 선수들의 사생활을 중요시 여기는 카펠로 대표팀 감독이 앞으로 계속 루니를 기용할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별다른 이상 징후가 보이지 않고 있는 상태. 카펠로 감독은 유로2012의 스위스전을 앞둔 상태에서 “사생활과 선수 생활은 엄격히 구분할 필요가 있다”면서 루니에게 전폭적인 신뢰를 보냈다. 하지만 그렇다고 아직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앞으로 남은 수많은 경기에서 또 카펠로 감독의 마음이 어떻게 바뀔지는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영국 축구팬들은 한편으로는 루니가 타이거 우즈의 전철을 밟진 않을까 염려하면서 이번 스캔들이 하루빨리 잠잠해지길 바라는가 하면, 또 한편으로는 가정을 지키지 못하는 남자가 그라운드는 지킬 자격이 있냐며 비난하고 있다.
김미영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