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윙워커(Wingwalker)’라는 별명을 가진 독일의 페기 크라인츠(39)는 세상에 두려울 게 하나 없는 강심장이다. 그도 그럴 것이 시속 130~240㎞로 나는 비행기 날개 위에서 각종 곡예를 펼치는 여장부이기 때문이다.
보는 사람들은 아슬아슬하고 진땀이 나건만 크라인츠 본인은 뭐가 무섭냐는 듯 그저 태연하기만 하다. 오히려 얼굴 한가득 미소를 지으면서 여유롭게 다리를 들거나 빙글 돌거나 혹은 날개에 매달리기까지 한다.
그녀가 이렇게 아슬아슬한 ‘에어쇼’를 선보이기 시작한 것은 1997년 조종사 자격증을 딴 지 2년 만인 1999년부터였다. 처음에는 조종석에 앉아만 있었던 그녀는 어느 날 호기심이 발동해 겁없이 날개 위로 나가기 시작했고, 결국 현재는 명실상부한 최고의 ‘윙워커’로 이름을 날리게 됐다.
곡예는 한 번에 10분씩 펼쳐지며, 지금까지 전 세계를 돌면서 모두 600여 차례의 쇼를 선보였다. 또한 자신의 개인 비행기인 ‘보잉 스티어맨’으로 활동하고 있는 크라인츠는 비행 중에는 파트너인 조종사와 수신호로 대화를 한다.
그녀는 “비행은 내 인생의 일부다. 날개 위를 걷는 것은 특히 그렇다. 언제라도 두려운 마음이 들기 시작하면 그만둘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