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재만 | ||
동사장은 대외적인 대표이사로서 법률책임을 맡고, 실제 내부 경영에 대한 책임은 총경리가 담당하게 된다. 현재 베이징현대의 2천6백50여 명의 직원을 이끌며 경영을 책임지고 있는 이는 노재만 전무다. 75년 현대차에 입사한 그는 90년 캐나다 지사를 거쳐 95년 국내의 아산공장 설립에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실력을 인정받은 그는 지난 2002년 중국 시장 개척의 기수로 베이징에 입성했다.
─현대차에 대한 현지 브랜드 인지도와 평가는 어떤가.
▲처음 중국에 왔던 2002년만 해도 솔직히 현대 인지도는 아주 낮았다. 그러나 2002 한일월드컵의 후원으로 인지도를 꽤 높일 수 있었다. 본격적인 합자회사의 설립과 지난해 활발한 마케팅 전략으로 인지도는 지금 아주 만족할 만한 수준에 이르렀으나 그 다음 단계인 친숙도는 아직 좀더 노력해야 할 단계라고 생각한다.
시간의 문제라는 측면도 있지만, 그래도 현지 언론 노출 빈도가 상대적으로 매우 높은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갈수록 상승되는 친숙도가 곧 선호도라는 최종 단계에 이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현대차는 최근 들어 부쩍 ‘글로벌 톱5’를 외치고 있고, 그에 따른 중국 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데.
▲‘톱5 달성’은 생산량과 고품질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가능하다. 최근 들어 미국 등 해외 유수 언론의 평가에서 현대차의 고품질이 평가받고 있고, 또 중국 내에서도 가격대비에 따른 품질에서만큼은 어느 외국 브랜드에도 뒤지지 않는다는 인정을 받고 있다.
문제는 생산량인데, 5백만대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는 현대차는 현재 국내에서 3백만대, 미국 인도 터키 등에서 1백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갖추고 있다. 나머지 1백만대의 몫이 바로 이곳 중국이다. 현재 기아차와 합쳐 25만대의 생산 설비이지만 오는 2010년까지 1백만대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최근 중국 경기에 대한 논란이 국내에서 제기되고 있다. 중국 자동차 산업을 지나치게 장밋빛으로만 보는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는데.
▲그런 측면이 일부 있다. 하지만 세계 모든 지역을 통틀어 향후 중국만큼 성장 가능성이 높은 곳은 없다. 이미 중국 자동차 시장은 해외 유명 브랜드의 총 집결장이 되고 있고, ‘총성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그나마 우리 현대가 지난 2002년 마지막으로 이 전쟁터에 뛰어들었다. 이제 더 이상의 해외 브랜드 진입은 없다고 하는 것이 중국 당국의 분명한 방침이다.
중국은 비교적 엄격하고 냉정하게 자체적인 향후 경제 전망을 내놓는다. 거기에 따르면 2010년까지 최소한 약 5백만대의 승용차 수요가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것만 놓고 봐도 현재 시장의 딱 2배 수준이다. 가능성이 아주 많은 시장임은 분명하다.
─현재 국내 현대차는 노사분규의 조짐이 다시 일고 있다. 이곳 현지 노사관계 및 현지 근로자들의 만족도는 어떤 편인가.
▲이곳은 노사관계라는 용어 자체가 어울리지 않는다. 물론 이곳도 우리의 노조와 같은 성격인 ‘공회’라는 조직이 있다. 하지만 중국공산당 산하 단체이고 단체행동권이 없다는 점에서 다소 차이가 있다.
공장을 둘러봤으면 느낄 수 있겠지만 근무 유니폼에서부터 식사 메뉴에 이르기까지 세심한 부분 하나하나까지 상당한 신경을 썼다. 공장 바닥 아무데나 드러누울 수 있을 만큼 깨끗함과 청결을 강조했고, 이미 현지 각 언론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중국인들은 주변 환경이 조금만 받쳐주면 스스로 그 환경에 적응하도록 애쓸 만큼 자율성이 강하다는 인상을 받는다.
[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