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소속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17일 오전 서울 강북구 북서울꿈의숲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취재단
이날 북서울 꿈의숲 경사잔디마당에서 기자회견을 연 오 전 시장은 “준비되지 않은 무지무능한 문재인 정권의 실정과 실패가 피와 땀으로 일군 대한민국의 실패, 국민 모두의 실패가 되게 할 순 없다”며 “이것이 제가 서울시장 출마를 결심한 절박한 이유”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반드시 서울시장 선거에서 승리해야 하고, 나라가 살려면 수도 서울이 살아야 한다. 서울이 멈추면 곧 대한민국이 멈춘다”고 강조했다.
앞서 오 전 시장은 지난 7일 ‘조건부 출마 의사’로 인해 한 차례 논란을 빚은 바 있다. 그는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의 단일화를 조건으로 ‘조건부 출사표’를 냈으나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무슨 자격으로 (안철수와) 협상을 하느냐”며 공개적으로 비판하면서 무산됐다.
이에 대해 오 전 시장은 “정권 교체를 위해 ‘야권 단일화’를 반드시 이뤄내야 한다는 충정에서 한 결단이었고 야권분열의 가능성을 사전에 100% 차단할 수 있는 방안이라 판단돼 행한 제안이었지만, 그에 앞서 당원 동지 여러분과 저의 출마를 바라는 분들의 뜻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한 점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향후 정권교체의 초석이 될 서울시장 선거의 승리를 위해 야권이 통합되면 불출마하고 그렇지 않으면 제가 나설 수밖에 없다고 배수진을 쳤었지만, 유감스럽게도 이제 사전 통합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며 출마 선언에 나서게 된 이유를 밝혔다.
10년 전 서울시장직 중도사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오 전 시장은 2011년 서울시의회가 제정한 ‘친환경 무상급식 조례안’에 반대해 시장직을 걸고 주민투표를 강행했으나 개표 가능한 투표율을 충족하지 못해 시장직을 사퇴했다.
이에 대해 오 전 시장은 “10년 전 서울시장직 중도사퇴로 서울시민 여러분과 우리 당에 큰 빚을 진 사람이 이렇게 나서는 게 맞는지 오랜 시간 자책감에 개인적 고뇌도 컸다”면서 “미력하나마 앞장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 전 시장은 5년간 시장으로 재임한 경험을 가장 큰 경쟁력으로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지금 서울은 코로나19로 시민들의 생명이 위협받고 집값 폭등으로 투전판이 된 지 오래”라며 “전임 시장의 성추행 범죄로 시장직이 궐석이 되면서 폭설 하나 제대로 대비하지 못해 도시가 멈춰서는 등 한마디로 빈사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위기의 서울을 살리기 위해서는 당선 다음 날부터 당장 시정을 진두지휘하며 심폐소생술을 할 수 있는 경험 있는 노련한 시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대권도전에 대해서는 “이제 내 앞에 대권 도전에 대한 생각은 없다”며 “이번에 당선되면 5년 동안 열심히 뛰는 시장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일축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