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지를 비관한 40대 친모에게 살해된 8살 딸의 사망 원인이 불분명하다는 부검 결과가 나왔다. 사진=일요신문DB
18일 인천 미추홀경찰서에 따르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이날 A 양(8) 시신을 부검한 뒤 “부패가 심해 사인을 알 수 없다”는 1차 구두 소견을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A 양의 정확한 사망 원인을 밝히기 위해 국과수에서 정밀 감식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친모 진술 등을 토대로 볼 때 사망 시점은 지난 8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A 양은 지난 15일 오후 3시 27분쯤 인천시 미추홀구 한 주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 양의 친모 B 씨(44)는 1주일간 딸의 시신을 해당 주택에 방치했다가 지난 15일 “아이가 죽었다”며 119에 신고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출동 당시 집 안에서 아무런 반응이 없자 강제로 문을 열고 들어가 B 씨와 숨진 A 양을 발견했다.
B 씨는 화장실 바닥에 이불과 옷가지를 모아놓고 불을 지르며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딸 A 양의 호흡을 막아 숨지게 한 혐의로 긴급 체포됐으며 도주 우려 등의 이유로 전날 경찰에 구속됐다.
B 씨와 사실혼 관계이자 A 양 친부인 C 씨(46)는 지난 15일 인천시 연수구 한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C 씨는 A 양이 숨진 이후 참고인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죄책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조사 결과 C 씨는 B 씨가 남편과 이혼하지 않은 상황에서 혼외 자녀인 A 양을 낳게 되자 법적 문제 때문에 출생신고를 하지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
김예린 기자 yeap1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