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AOA 출신 배우 권민아가 “괴롭힘 피해 증거를 공개하라”는 안티의 요구에 정신의학과 진단서를 공개했다. 사진=권민아 인스타그램 캡처
그가 공개했던 진단서에는 2016년 2월 27일부터 2018년 3월 20일까지 심한 우울감, 감정기복, 불안, 초조, 불면 등의 증상으로 약물치료와 면담치료를 해 왔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해당 기간은 권민아가 AOA로 활동하던 시기다.
진단서에는 또 “가수 그룹활동을 했고 리더인 사람으로부터 괴롭힘과 언어적 폭력으로 인해 심리적 스트레스를 반복적으로 나타냈고, 이로 인한 증상의 악화와 재발을 지속했다”며 “병원에서 약물치료를 하고 있으나 자살시도와 공황발작이 지속되는 등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상태를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사료됨”이라고 적혔다. 권민아가 폭로한대로, AOA 리더 지민의 괴롭힘으로 고통을 호소해 왔음을 짐작하게 하는 내용이다.
권민아는 진단서 공개 후 “나 괜찮다. 멀쩡하다. 진단서 한 장 올렸을 뿐인데 욕이 멈추고 갑자기 좋은 글, 응원글만 올라온다. 그런데 오히려 씁쓸하다. 내가 예민한 건지 모르겠다”고 적었다.
권민아가 피해 증거를 공개하게 된 것은 2020년 7월 괴롭힘 폭로 후 그를 끈질기게 공격해 왔던 안티의 요구 때문이었다. AOA의 팬으로 추정되는 이 네티즌은 그간 권민아의 인스타그램에 지속적으로 악플을 달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권민아는 지난 2020년 7월 AOA의 전 리더 지민으로부터 언어 폭력 등 심한 괴롭힘을 당해왔다고 폭로한 뒤 안티로 돌아선 일부 AOA 팬들에게 공격당해 왔다. 사진=박정훈 기자
권민아가 답글을 달자 DM을 보내 “내가 본 바로는 님(권민아) 보다는 지민이가 훨씬 믿음직 하다. (괴롭힘) 증거 좀 개인적으로 보내달라”고 요구했다. 실제로 괴롭힌 사실이 확인된다면 자신이 공개적으로 사과하겠다고도 밝혔다. 그러나 그는 권민아가 정신과 진단서를 공개한 지금까지도 사과하지 않은 상황이다.
권민아는 괴롭힘 폭로 후 유독 ‘피해자로서의 진정성’을 의심받아 왔다. 그에게 괴롭힘 증거를 요구하거나 도가 지나친 악플을 다는 것은 대부분 AOA 팬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권민아로 인해서 AOA 멤버 전체가 피해를 입었다. 직접적인 괴롭힘 증거도 없는 망상일 뿐” “권민아가 다른 멤버들의 연예인 인생을 망가뜨린 죗값을 치러야 한다”며 권민아의 SNS나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오가며 권민아를 지속적으로 공격해 왔다.
이런 상황이 지속된 가운데 결국 권민아가 정신과 진단서까지 공개하면서 악플러들은 모습을 감췄다. 연예인으로도, 비연예인으로도 개인적이고 내밀한 이야기가 담긴 진단서를 공개하기까지 많은 마음 고생이 있었을 터다.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권민아는 “별 거 아니고 좋아지고 있으니 노(NO) 걱정. 그리고 제가 또 나쁜 생각하고 있을까봐 많이들 걱정하시던데 저 괜찮다. 더한 일도 이미 이겨내고 지나왔지 않나”라며 팬들을 안심시켰다.
SNS 활동을 당분간 중단하라는 권유에는 “무슨 뜻인줄 안다. 그럴 필요성도 있지만 곧 팬들과 함께 만든 브랜드 이름으로 제 개인 홈페이지도 나오고, 지금 하고 있는 일이 SNS를 이용해야 할 부분들이 많아서 당장은 완전히 멈출 순 없을 것 같다. 저도 일을 해야하고, 하고 싶다”고 답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