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시연이 만취 상태로 운전대를 잡았다가 사고를 내고 경찰에 적발됐다. 사진=박시연 인스타그램 캡처
지난 19일 SBS 8뉴스는 배우 박시연이 대낮 만취 상태로 음주운전을 하다 신호 대기 중인 차를 들이박는 사고를 냈다고 보도했다. 경찰 등에 따르면 박시연은 지난 17일 오전 11시30분께 서울 송파구 잠실동 잠실3삼거리에서 자신의 벤츠 차량을 운전하다가 신호 대기 중이던 아반떼 차량을 추돌했다. 사고 당시 박시연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운전 면허 취소에 해당하는 0.097%의 만취상태였다.
이후 박시연의 소속사 미스틱스토리는 “박시연이 전날 집에서 지인과 술을 마셨고 숙취가 풀렸다고 판단해 운전을 했다”며 당일 만취 운전이 아닌 ‘숙취 운전’이었다고 해명했다. 박시연 역시 20일 새벽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물의를 일으켜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이유를 불문하고 해서는 안 될 일이었다”며 사과문을 올렸다.
박시연에게 비난이 쏟아진 것은 비단 그가 지난 2013년 프로포폴 상습 투약 혐의로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된 전례가 있음에도 또 다른 범죄 전과를 기록하게 됐기 때문만은 아니다. 이미 그의 사건 전부터 선후배 연예인들의 음주운전으로 대중들의 분노가 꾸준히 이어져 왔음에도 똑같은 범죄를 저지른 탓도 크다.
박시연에 앞서 지난해 11월에는 배우 배성우가 음주운전으로 출연 중이던 SBS 드라마 ‘날아라 개천용’에서 하차했다. 지상파 첫 주연작이었던 드라마에서 불명예 하차한 탓에 같은 소속사인 정우성이 그의 대타로 작품에 합류하기도 했다.
그보다 앞선 지난 3월에는 SBS 드라마 ‘스토브리그’로 인기를 끌었던 배우 홍기준도 만취 상태로 운전하다 경찰에 적발됐다. 당시 그가 출연 중이던 SBS 드라마 ‘하이에나’는 촬영이 대부분 끝난 상태였기에 중도 하차는 불가능했고, 홍기준이 출연하는 장면만 편집 처리하는 등 제작진들이 상당한 고생을 해야 했다.
그외에도 그룹 플라이 투 더 스카이의 환희, B.A.P의 힘찬, AB6IX의 전 멤버 임영민 등이 지난 한 해 동안 음주운전 논란을 일으켰다. 유독 지난 한 해 내내 연예계 음주운전 논란이 끊이지 않은 가운데 연예인 음주운전 명단에 새롭게 이름을 기록하게 된 박시연에게는 당분간 비난이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20일에는 4차례의 음주운전에 더해 역주행을 하다 사고를 낸 배우 채민서의 항소심 판결이 나와 주목받기도 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 5-3부(이관형 최병률 유석동 부장판사)는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등 혐의로 기소된 채민서에게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지난 2019년 3월 26일 오전 6시 서울 강남의 일방통행로를 역주행하다 다른 승용차를 들이받는 사고를 내 기소된 채민서의 사고 당시 혈중알코올 농도는 면허정지 수준인 0.063%였다. 경찰 조사에서 채민서는 박시연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사고 전날 지인과 간단히 술을 마시고 9시도 안 돼서 잠을 잤다. 새벽 4시에서 5시 정도면 술이 깼다고 생각해 운전대를 잡은 것”이라고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개개인의 차이는 있지만 체내에서 알코올이 분해되기 까지는 성인 남성이 소주 한 병 음주를 기준으로 했을 때 최대 5시간 이상 걸릴 수도 있다”며 “여성들의 경우는 나이가 많을수록, 체중이 가벼울수록 남성들보다 훨씬 더 긴 시간이 걸리므로 전날 밤까지 술을 많이 마셨다면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직접 운전은 최소 반나절, 최대 하루 뒤에 하는 편이 좋다”고 설명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