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KBS 한국인의 밥상
지난 10년 최불암과 더불어 ‘한국인의 밥상’을 지켜온 건 전국 각지의 출연자들이었다. 매회 정성껏 음식을 나누고 갓 지은 밥처럼 따뜻한 삶의 모습을 보여준 그들.
그들이 있었기에 10년이라는 소중한 시간이 차곡차곡 쌓여왔다. 한국인의 밥상 10주년을 맞이하여 한결같이 온기를 전해준 그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이름도 나이도 같은 제주의 단짝 해녀 고임생, 김임생 씨, 전남 고흥의 97세 배일엽 어르신과 여행을 다니는 딸들, 아주 특별한 장모님과 사위, 충북 보은의 이봉선 씨 가족, 세대 간의 어울림을 이끄는 경북 상주 정양마을의 박종관 이장.
그리고 김혜수와 함께 셰프로 나선 ‘충주 사람’ 다리오 씨까지 한국인의 밥상을 빛내준 반가운 손님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최불암과 아내 김민자, 그리고 딸 같은 후배 김혜수가 ‘한국인의 밥상’ 진정한 주인공들을 만나본다.
한국인의 밥상 10년을 빼곡하게 채운 건 밥상이 품은 희로애락의 순간들이었다. 그동안 찾았던 곳곳의 사람들, 음식에 담긴 아름다운 기억을 펼쳐보고 그들의 후일담을 들어본다.
반가운 손님을 초대한 자리에 음식이 빠질 수 없는 법이다. 기쁘게 찾아준 손님이자 밥상의 주인공들을 위해 김혜수가 따뜻한 한 상을 차린다.
제주 해녀들을 위해 만드는 보양식, 살치살 구이와 97세 배일엽 어르신을 생각하며 쑨 낙지 팥죽 등 그동안 다져온 요리 실력을 발휘하는 김혜수. 정성스러운 마음을 담은 한 끼는 이들의 고단했던 세월을 부드럽게 녹여준 따뜻한 위로가 된다.
특히 김혜수는 낙지 팥죽을 하나도 남김없이 비우는 것을 보고 음식을 귀히 여기는 어르신에게 예상치 못한 감동을 받았다고 한다.
전국 각지와 세계 곳곳에서 살아가는 한국인의 먹거리와 이야기를 발굴하여 한국인이 사랑하는 맛과 정서를 고스란히 담아온 지난 10년.
바닷가에 살며 9남매를 키우느라 가난했던 살림에 제철 굴은 모두 내다 팔고 철 지난 굴을 삶아 자식들에게 먹여야 했던 어머니, 백년지객 사위에게 씨암탉을 잡아주는 대신 김치찌개를 정성껏 끓여 주던 장모의 이야기 등 소박한 한 끼에는 저마다의 애틋한 사연과 가족의 사랑이 깃들어 있었다.
지난 10년 밥상은 누군가에겐 힘찬 응원가였고, 가슴 찡한 위로였다. 밥상으로 마음을 나누고 식구가 된 이들을 만나며 덩달아 마음의 위안을 얻었다는 최불암 그리고 귀한 분들과 가슴 따뜻한 이야기를 나누는 하루가 선물 같았다는 김혜수.
이 소중한 하루를 보내며 앞으로도 ‘맛있는 인생’ 살아가시라고 밥상의 진정한 주인공들에게 작은 선물을 건넨다. 밥상 위로 따스한 감동과 웃음이 오가고 그렇게 또 하나의 추억이 쌓인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