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무총리가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을 향해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사진=임준선 기자
정 총리는 22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어제 정치권 일각서 오후 9시 이후 영업 제한 조치를 두고 ‘코로나19가 무슨 야행성 동물인가’, 혹은 ‘비과학적·비상식적 영업규제’라며 당장 철폐를 요구했다고 한다”며 “그렇지 않아도 힘들어하는 자영업자들의 불안감을 파고들어 선거에 이용하려는 일부 정치인들의 행태가 참으로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9시 이후는 식사 후 2차 활동이 급증하는 시간대로 만남과 접촉의 기회가 늘고 이동량도 동시에 증가하는 시간대”라고 설명했다.
그는 “방역을 정치에 끌어들여 갑론을박하며 시간을 허비할 만큼 현장의 상황은 한가하지 않다”면서 “인내하며 방역에 동참해주고 있는 국민들을 혼란스럽게 하는 언행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자제해 줄 것을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당부했다.
정 총리의 이같은 발언은 서울시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을 겨냥한 것이다.
안 대표는 21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가 야행성 동물인가”라며 오후 9시로 영업시간을 제한하고 있는 방역 정책을 철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 전 시장도 같은 날 서대문구의 한 PC방을 방문한 자리에서 “밤 9시까지만 문을 열라는 근거가 굉장히 부족하다”고 했다.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도 지난 19일 구로구의 한 피트니스 클럽을 방문해 “오후 9시까지 헬스장을 운영하라는데, 직장인들이 일 끝내고 그 짧은 시간에 이용하라니”라며 “방역수칙이 피부로 와 닿아야 한다”고 비판한 바 있다.
이수진 기자 sj109@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