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총선 과정에서 공직선거법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김선교 의원의 수사검사와 재판부가 변경될 전망이다. 사진은 수원지검 여주지청(사진 왼쪽)과 수원지법 여주지원 전경.
[일요신문=여주·양평] 공직선거법과 정치자금법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국민의힘 김선교 국회의원을 수사했던 검사가 여주지청을 떠나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진행 중인 김 의원 재판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1일 발표한 법무부 정기인사에서 김 의원을 수사한 권다송이 검사가 2월 1일자로 전보됐다. 하지만 권 검사는 전보된 이후에도 주요 증인신문이 진행될 때마다 공판에 참여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법무부가 단행한 고검 검사급 검사 11명과 일반 검사 531명 등 542명에 대한 인사에 따르면 김 의원을 수사했던 여주지청 권다송이 검사가 제주지검으로 전보됐다. 또 같은 지청 문호섭 검사는 광주지검으로, 서하나 검사는 대전지검으로, 곽병수 검사는 부산지검으로 전보됐다.
이번에 전보된 권다송이 검사를 포함한 4명의 검사 모두 2019년 2월 여주지청으로 발령받은 지 2년이 됐다. 법무부는 “검사 인사규정에 정해진 평검사의 근무기간인 2년을 채운 검사들은 수사가 진행 중이더라도 발령 대상”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대신 김상직 서울북부지검 검사와 이영준 서울서부지검 검사, 이권석 서울중앙지검 검사, 김미리 인천지검 검사, 배상아 서울남부지검 검사, 박강일 서울동부지검 검사가 여주지청으로 발령받았다.
김 의원 수사를 담당했던 권다송이 검사는 그동안 재판에 직접 참여하여 공소 유지를 맡아왔다. 앞으로도 권 검사는 재판이 끝날 때까지 재판에 참여해 공소유지에 차질이 없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 법원도 다음 달 초순 경 정기 인사…김 의원 재판부 부장판사 3년째 근무, 교체 유력
수사검사 인사이동에 이어 다음 달 초순 경 발표될 예정인 법원 정기 인사에서 김 의원 사건의 재판부도 교체 가능성이 높아 주목된다.
법조계에 따르면 2월 초순 경 지방법원 부장판사와 고등법원 판사를 시작으로 올해 정기 인사가 발표될 예정이다.
판사들은 통상 2~3년 주기로 법원을 옮겨 순환근무를 한다. 때문에 현재 자리로 온 지 3년 된 여주지원 형사부 이병삼 부장판사(여주지원장)의 경우 이번 인사 명단에 이름을 올릴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 부장판사가 이번 인사에 포함 안 될 수도 있다는 관측도 있다. 현직 국회의원의 선거법 위반 등 주요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만큼 1심 선고를 마친 뒤 인사가 날 수도 있다는 것. 박근혜 전 대통령 국정농단 사건 1심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재판부는 1심 선고가 마무리된 뒤 보직이동을 했었다.
검찰은 김 의원을 포함하여 관계자 56명을 지난 해 10월 8일 기소했다. 공직선거법은 선거사범의 경우 1심 재판은 공소가 제기된 날부터 6개월 이내에(4월 8일) 반드시 판결의 선고를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항소심과 상고심은 각각 3개월 안에 선고를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부장판사는 재판 초기부터 ‘6개월 내 선고’를 강조했다. 그러나 재판부 구성이 달라지면 사건 기록 검토 등을 위한 공백으로 선고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 2월 4일 5차 공판 증인신문…불법후원금 김 의원이 사전에 알았는지 여부 공방
한편, 김 의원 사건의 다음 5차 공판은 오는 2월 4일 오후 2시 20분 불법후원금 모금과 지출에 대해 김 의원이 사전에 알았는지 여부 등에 대한 증인신문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검찰은 △공식후원금 모금한도액 완료 이후에 미신고후원금 100만원을 기부한 前 농협양평군지부장 이 모 씨에 대해 김 의원에게서 감사전화를 받은 경위에 대해, △또 전 모 씨에 대해서는 기부한 300만원이 최초 공식후원금으로 입금된 후 반환받아 다시 미신고 후원금으로 기부하게 된 경위, △前 보좌관으로 추정되는 인물에게는 미신고 후원금 등에 대해 물을 예정이다.
△이 사건 핵심 증인인 후원회 회계책임자 이 모 씨와 △김 의원이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했다는 내부 제보자 최 모 씨(가명)에 대한 증인신문과 △이 씨로부터 미신고 후원금 잔액 311만원을 받아 간 김 의원 비공식 특별보좌관 이 모 씨에 대한 증인신문은 6차 공판부터 진행될 예정이다.
총선 캠프에서 중요 직책을 수행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 비공식 특별보좌관 이 씨는 후원회회계책임자 이 씨에게서 311만원을 받아 간 건 사실이지만 다시 돌려주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비공식 특별보좌관 이 씨는 김 의원 사건의 주요 쟁점인 선관위 회계보고 누락과 양평연락사무소 회계책임자에 대한 검찰 진술 번복 종용 의혹, 이 사건 수사 기간 중 운영위원들이 모인 강상면 M카페에 운영위원이 아니면서도 참석하는 등 주요 사안마다 빠짐없이 등장한 인물이다.
김현술 경인본부 기자 ilyo0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