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젝스키스 멤버 강성훈이 2018년 불거진 대만 팬미팅 취소 사건과 관련, 1심 소송에서 승소했다. 사진=강성훈 인스타그램 캡처
강성훈은 젝스키스 소속이던 지난 2018년 대만 팬미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비자 문제가 발생하면서 팬미팅 현지 대행 업체와 갈등을 빚었다. 이 팬미팅은 젝스키스가 아닌 강성훈 개인으로 진행했기 때문에 젝스키스의 소속사인 YG엔터테인먼트가 아니라 강성훈 개인 소속사인 후니월드(회사명 포에버2228)의 이름으로 계약이 이뤄졌다.
그런데 대만 노동부에서 비자 발급을 문제 삼기 시작했다. 2018년 일요신문 취재에 따르면 당시 대만 노동부는 팬미팅 업체 측에 강성훈의 소속을 정확히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개인 팬미팅에 앞서 2018년 3월 진행했던 팬미팅 당시에는 YG엔터테인먼트 소속이었던 강성훈이 이번에는 ‘후니월드’ 소속으로 돼 있으므로 이에 대한 추가 소명, 즉 전 소속사인 YG엔터테인먼트의 ‘활동 동의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업체 측이 강성훈 개인 소속사 후니월드의 ‘제너럴 매니저’로 알려져 있던 박 씨에게 이 같은 사실을 알리고 추가 소명 서류가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그러자 박 씨는 비자가 발급되지 않는 것은 업체가 계약상의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며 업체와의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통보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 후니월드의 YG엔터테인먼트 도용·사칭 사건이다. 당시 박 씨는 ‘YG 측의 입장’이라며 “강성훈의 대만 팬미팅 관련 문제점에 대해 모든 내용 및 자료를 전달 받았다. 원만한 해결이 안 될 시 모든 것을 위임 받아 피해 상황에 같이 대처할 것”이라는 메일을 보내 업체 측을 압박했다. 박 씨가 업체 측에 보낸 메일에 따르면 YG엔터테인먼트는 업체 측이 후니월드에게 제출을 요청한 추가 소명 자료 등에 대해 “YG엔터테인먼트 계약 관련 부서 측에서 발주할 예정이니 현지 측 공연 비자 관련 기관의 공공문서, 기관 담당자를 알려달라”고 요구했다.
대만 팬미팅 비자 관련 갈등이 불거지자 후니월드 측이 팬미팅 대행 업체 측에 보낸 메일. YG엔터테인먼트를 사칭한 내용이 담겨 있다. 사진=일요신문DB
그런데 정작 YG엔터테인먼트 측은 이 같은 내용을 전혀 알지 못했다고 밝혔다. 당시 YG엔터테인먼트 측 관계자는 일요신문에 “강성훈 씨의 개인적인 스케줄이기 때문에 저희로서는 전혀 모르는 내용이고 이에 대해 어떤 언질을 받은 바도 없다”라며 법무팀과 함께 관련 내용을 알아보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번 소송에서도 후니월드의 YG엔터테인먼트 도용 여부가 또 다른 쟁점이 됐다. YG엔터테인먼트는 지난 2020년 4월부터 원고 측의 사실조회신청서를 송달받아왔으나 답변을 하지 않아 같은 해 6월과 10월, 11월 세 차례에 걸쳐 독촉을 받고 나서야 2020년 11월 24일 사실조회회신을 제출했다.
회신서에 따르면 YG엔터테인먼트는 “강성훈의 공연(팬미팅)에 동의한 사실이 없다” “공연 비자 발급을 위해 YG엔터테인먼트에서 강성훈에게 (해외 활동) 동의서 및 매니지먼트 계약서를 교부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즉, 팬미팅 계약 관련 문제와는 별개로 후니월드 측이 YG엔터테인먼트의 사칭해 업체 측을 압박하려 한 것은 사실로 드러난 것으로 보인다.
당초 이 사건은 강성훈과 후니월드 제너럴 매니저 박 씨, 박 씨의 오빠이자 후니월드의 서류상 대표로 돼 있던 박 아무개 씨 세 명이 피고였으나 박 씨의 오빠에 대해서는 지난 2020년 12월 초 소가 취하됐다. 강성훈과 박 씨는 7명의 변호인단을 선임해 방어에 나섰지만 박 씨의 오빠는 변호사 없이 재판에 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선고와 관련해 대만 팬미팅 대행 업체 측은 “이해가 되지 않는 판결”이라며 “아직 정확한 판결문 내용을 확인하지 못했다. 확인 후 항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강성훈은 대만 팬미팅 취소 사건과 함께 팬클럽 기부금 횡령, 솔로 콘서트 택시광고비 횡령 등 연이은 논란과 송사로 지난 2018년 12월 31일 젝스키스를 탈퇴했다. 현재는 유튜브와 SNS 등을 통해 활동을 준비 중이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