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플리머스의 이웃 간에 나무를 놓고 공방이 한창이어서 화제다.
다름이 아니라 데이비드 앨밴드(61)의 집 앞을 뒤덮고 있는 거대한 크기의 랠란디 사이프러스 나무(측백나무과) 때문이다. 한눈에 봐도 범상치 않은 이 나무는 현재 동네의 명물이자 골칫거리가 됐다.
높이만 무려 10m가 넘는 데다 수풀이 우거져서 집 전체를 삼켜버릴 듯 맹렬한 기세를 떨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보면 마치 나무가 집을 점령한 듯 무서워 보이는 것이 사실.
이 나무가 이렇게 무시무시한 형태를 띠게 된 것은 주인인 앨밴드가 지난 6년 동안 나무를 한 번도 손질하지 않은 탓이다. 거대한 나무를 보고 불쾌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이웃주민들은 “너무 흉물스럽다. 집에 햇빛이 들지 않을 뿐더러 도로도 지저분해진다” “지붕보다 더 높다니 너무 끔찍하다”며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이웃주민들은 얼마 전 시의회에 공동으로 집단민원을 제기한 상태.
앨밴드가 나무를 다듬지 않은 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20년 전 처음 동네로 이사 온 후부터 계속해서 동네 주민들로부터 집주변에 불법으로 콘크리트 담장을 설치했다는 둥, 바람막이를 설치했다는 둥 항의를 받아왔던 까닭에 뿔이 난 것이다.
결국 12년 동안의 법적 공방 끝에 앨밴드는 지난 2004년 시의회로부터 벌금형을 선고받는 한편 집주변의 모든 울타리를 철거해야 했다. 그 후부터 항의의 뜻으로 나무를 손질하지 않았던 앨밴드는 “나는 결코 법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지 않았다. 내가 내 땅에서 마음대로 울타리도 못 만들고, 나무도 못 심냐”며 불쾌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