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막냇동생인 정상영 KCC그룹 명예회장이 1월 30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4세다. 사진은 지난 2016년 정주영 명예회장의 부인 고 변중석 여사의 9주기 제사에 참석하는 정상영 명예회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KCC 측은 “장례는 고인의 뜻에 따라 최대한 조용하고 간소하게 치를 예정”이라며 “조문과 조화는 정중하게 사양하고, 빈소와 발인 등 구체적인 일정도 외부에 알리지 않기로 했음을 양해 바란다”고 밝혔다.
고인은 1936년 생으로 재계에서 창업주로서는 드물게 60여 년을 경영 일선에서 몸담아 왔으며, 국내 기업인 중 가장 오래 경영현장을 지켜온 기업인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1958년 스레이트를 제조하는 ‘금강스레트공업주식회사’를 창업했고, 1974년에는 ‘고려화학’을 세워 유기화학 분야인 도료사업에 진출했다. 이후 1989년 건설사업부문을 분리해 금강종합건설(현 KCC건설)을 설립했다.
2000년에는 (주)금강과 고려화학(주)을 합병해 금강고려화학(주)으로 새롭게 출범한 이후, 2005년 금강고려화학(주)을 (주)KCC로 사명을 변경하며 건자재에서 실리콘, 첨단소재에 이르는 글로벌 첨단소재 화학기업으로 키워냈다.
고인은 현장을 최우선으로 여겼던 경영자로, 건축과 산업자재 국산화를 위해 외국에 의존하던 도료, 유리, 실리콘 등을 자체 개발해 수입 대체 효과를 거두는 등 기술 국산화와 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도 있다.
그 예로 1987년 국내 최초로 반도체 봉지재(EMC) 양산화에 성공했으며, 반도체용 접착제 개발 및 상업화에 성공하는 등 반도체 재료 국산화에 힘을 보탰다. 1996년에는 수용성 자동차도료에 대한 독자기술을 확보했다.
2003년부터는 전량 해외로부터 수입에 의존하던 실리콘 원료(모노머)를 국내 최초로 독자 생산하기 시작했고, 이로 인해 한국은 독일, 프랑스, 미국, 일본, 러시아, 중국에 이어 실리콘 제조기술을 보유한 일곱 번째 국가가 됐다.
유족으로는 부인 조은주 여사와 정몽진 KCC회장, 정몽익 KCC글라스 회장, 정몽열 KCC건설 회장 등 3남이 있다.
김예린 기자 yeap1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