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Mnet ‘텐트 인 더 시티’에 출연해 유명세를 얻은 4억 명품녀 김 아무개 씨가 최근 시그니엘 갑질의 당사자였다는 게 확인됐다. 사진=‘텐트 인 더 시티’ 방송 화면 캡처
김 씨는 또 다른 사건과도 연관돼 있었다. 그는 최근 유명 골프선수에게 절도죄로 고소당해 지난 1월 유죄가 선고됐다. 또한 가짜 명품을 판매한 혐의로 다수 피해자들이 형사 고소를 진행하고 있거나 예고한 상황이다.
김 씨는 2010년 9월 ‘4억 명품녀’로 화제가 되면서 대중에게 알려졌다. 김 씨는 ○○○킴이라는 영문 이름으로도 불린다. 2010년 9월 엠넷 리얼리티 프로그램 ‘텐트 인 더 시티’에 출연한 김 씨는 ‘색깔별로 사놓은 고급 명품 백’, ‘4억 원짜리 목걸이’, ‘억대 외제 자가용’ 등 자신의 화려한 라이프스타일에 대해 이야기했다. 방송이 나가고 곧 국세청 홈페이지에 김 씨 부모의 탈세나 증여세 조사를 해달라는 민원이 쇄도했다. 이현동 당시 국세청장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 씨에 대한 세무조사 착수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김 씨는 이 사건 후 약 10년 뒤 2019년 뉴시스와의 인터뷰로 근황을 전했다. 그는 “방송 후 5개월여 만인 2011년 1월 돌연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면서 방송 때문에 욕을 먹고 신상정보가 떠돌아 힘든 상황이었기 때문에 내린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씨는 “(방송 출연 후 탈세 제보 때문에) 강남세무서에서 6개월 동안 조사 받고 증여세를 냈다”면서 “탈세는 무혐의 처분이 났다”고 전했다.
그렇게 다시 언론의 주목을 받았던 김 씨는 또 다른 사건으로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됐다. 바로 시그니엘 갑질 사건이다. 지난해 6월 SBS는 ‘40억 집 주인의 경비원 갑질 의혹’이란 뉴스를 보도했다. 김 씨는 국내 최고급 레지던스인 시그니엘에서 체온을 재려던 경비원에게 갑질을 했고 체온 측정을 거부했다. 그리고 경비원들의 생계를 위협하는 발언까지 했다.
김 씨는 “일을 안하면 되겠네. 당신들이 나가면 된다고”라면서 “내가 그렇게 만들 거다”고 말했다. 실제로 두 달 뒤 경비원 17명 가운데 책임자 A 씨 등 갑질 피해 경비원 3명은 다른 곳으로 인사조치 됐고 이 가운데 한 명은 엄청난 스트레스를 호소하며 퇴사했다. 입주민 갑질 사건으로 경찰이 수사에도 나섰다. 그런데 취재 결과 이 사건은 증거불충분 불기소로 끝났다고 확인됐다.
이에 대해 김 씨는 일요신문과의 통화에서 “해당 사건은 증거불충분 혐의없음 처분을 받았다”며 “보도된 녹음 내용은 편집본으로 실제와 다르다. 사람들은 시그니엘 커뮤니티에서 곪아 왔던 문제를 모르지 않냐?”고 말했다.
2020년 시그니엘 갑질 사건은 큰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 이 사건은 결국 증거불충분 무혐의로 결론났다. 사진=SBS 뉴스 캡처
김 씨가 공개한 불기소 이유서에도 ‘피의자가 거주하는 고급 아파트에서 보안 직원으로 일하는 고소인에게 위와 같은 말을 한 것이 소위 갑질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고 하더라도 이와 같은 이유만으로 피의사실을 인정하기는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면서 ‘다소 무례하거나 불손하게 느껴질 수 있기는 하지만, 객관적으로 피해자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훼손할 만한 모욕적 언사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라고 적시됐다.
다만 서초동 한 변호사는 “소위 ‘갑질’로 사회적 지탄을 받는 것과 형사처벌을 받는 것은 구별돼야 한다. 사회적 지탄을 받을 만한 사건이라고 해서 무조건 처벌받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형사 처벌이 되지 않았다고 해서 도의적으로 잘못이 없다는 뜻도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김 씨가 얽힌 사건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유명 여자 프로골프 선수 A 씨와 김 씨가 여러 송사로 갈등을 빚고 있다. 미녀 프로골퍼로 유명한 A 씨와 김 씨는 친했던 사이로 알려졌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지난해 1월 A 씨는 김 씨가 에르메스 가방을 구매 대행해 준다고 해서 약 2000만 원의 돈을 줬다. 몇 달이 지나도 가방을 받을 수 없자 김 씨는 A 씨에게 담보 성격으로 고급 시계를 건넸다고 한다. 그런데 김 씨는 A 씨가 이 명품 시계를 돌려주면서 가품으로 바꿔왔다며 사기 및 횡령 혐의로 고소했다. 지난해 10월 A 씨는 김 씨가 주거 침입을 해서 에르메스 버킨백을 가져갔다며 절도 혐의로 고소했다.
김 씨에 대한 또 다른 의혹을 제기하는 사람도 있다. 김 씨 지인이었던 이 아무개 씨다. 이 씨는 “김 씨가 내게 A 씨 사건에서 돈을 받고 위증할 만한 사람을 구해달라고 했고 나중에 급해지자 내게 직접 위증하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또한 이 씨는 “그 이후 김 씨가 내 명예를 훼손하는 글과 음성을 인스타그램에 올려 고소를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김 씨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지난해 1월 28일 A 씨가 김 씨를 고소한 사건 결과가 나왔다. 서울중앙지법은 김 씨에게 징역 6월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80시간을 선고받았다. 이에 대해 김 씨는 “A 씨를 여러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반전이 있다. 곧 뉴스에서 나올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 씨와 A 씨는 서로를 명예훼손 혐의로도 고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를 고소한 건 A 씨뿐만이 아니다. 김 씨가 인스타그램에서 판매한 명품을 샀던 구매자들도 김 씨를 고소하겠다고 예고한 상황이다. 김 씨는 가품 판매 관련해서 지인에게 “내가 속아서 판매한 부분에 대해서는 전부 보상했다”고 말했다고 한다. 다만 아직 보상을 받지 못한 구매자들이 많고 이들은 고소나 진정을 넣은 상태라고 알려졌다.
김 씨가 지인 이 씨에게 재판에서 위증을 해달라는 내용의 메시지. 사진=제보자 이 씨 제공
그런데 정작 이 제품을 수입하는 기업은 “우리 회사의 건강기능식품과 김 씨는 관련이 없다. 김 씨가 회사 임원과 약간의 친분이 있고 그 제품의 수입 계약을 할 뻔했던 과거가 있긴 하다. 하지만 현재 계약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김 씨는 “나를 모른다는 게 말이 안된다”고 반박했다.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