룸살롱에서 이뤄지던 초이스가 요즘에는 카페에서 이뤄지고 있다. 남들이 보기에는 각자 다른 테이블에 남성과 여성들이 따로 앉아 있을 뿐이지만 사실은 보도방 관계자를 매개로 한 초이스 과정이다. 사진=일요신문DB
지난해 11월부터 서울 강남 일대의 룸살롱들이 대거 불법 영업을 시작하면서 보도방이 주도하던 변종 유흥업이 다소 수그러들었지만 경찰의 대대적인 단속이 시작되면서 상당수의 유흥업소들이 불법 영업을 중단했다. 다시 보도방 전성시대가 열릴 분위기가 마련된 셈이다.
문제는 일반 음식점에서의 술자리도 매우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밤 9시까지만 영업을 하는 데다 5인 이상 사적모임도 금지됐다. 이런 까닭에 요즘에는 아예 일반음식점이나 주점이 아닌 카페에서 만나는 사례가 등장했다고 한다. 강남의 한 유흥업소 관계자는 “요즘에는 아예 카페에서 만나 차를 마시며 잠깐 얘기를 나누다 파트너를 정해 바로 2차로 가는 방식이 유행이라고 한다”며 “심지어 일행이 2명 이상이면 카페에 손님과 접대여성이 따로 앉는다고 한다. 손님 4명이 한 테이블에 앉고 접대여성 4명이 다른 테이블에 앉아서 외모를 보고 파트너를 정한 뒤 나와서 각자 2차를 가는 방식이다. 손님이 카페에 온 접대여성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하면 바로 다른 여성을 투입해줘 초이스까지 가능하다고 한다”고 요즘 분위기를 전했다.
이런 방식의 만남은 유흥업이 아닌 윤락업이다. 술자리를 생략하고 아예 2차에 해당하는 성매매를 위한 자리이기 때문이다. 감염병예방법을 뛰어 넘어 성매매특별법을 위반하는 불법 영업이다. 문제는 이런 방식의 만남은 경찰 단속도 쉽지 않다는 데 있다. 이렇게 카페에서 만난 이들이 성관계를 갖기 위해 모텔로 향할지라도 경찰이 이를 성매매로 단속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보도방 주도의 불법 유흥업이 조건만남 방식과 유사한 형태의 성매매로 변질된 것인데 이런 형태의 성매매를 하는 남성들 가운데에는 불법성을 크게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평소 조건만남이나 윤락업소에서의 불법 성매매는 꺼리면서도 유흥업소에서의 2차에는 별다른 거부감이 없던 남성들이 최근 보도방이 주도하는 불법 성매매 역시 ‘2차니까 괜찮아’라는 인식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조건만남을 하려다 괜한 협박을 당할 수 있다는 우려감을 갖고 있는 남성들이 보도방을 통한 2차는 그런 위험이 없다고 여겨 마음 놓고 불법 성매매를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자칫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불법 성매매가 더욱 기승을 부릴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다.
전동선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