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쇼트트랙 선수 김동성이 여자친구와 함께 TV조선 ‘우리 이혼했어요’에 출연한 것을 두고 대중들의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TV조선 ‘우리 이혼했어요’ 캡처
지난 1일 방송된 ‘우이혼’에는 특별편으로 김동성과 그의 여자친구 인민정의 동반 출연 자리가 마련됐다. 초중고 학생들을 상대로 쇼트트랙을 가르치고 있는 김동성은 전처와 이혼하면서 2019년 1월부터 한 아이당 양육비 150만 원을 지급하기로 합의했으나 이듬해인 2020년 1월부터 지급하지 않아 이혼 후 자녀의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은 부모들의 신상이 게재되는 웹사이트 ‘배드 파더스’에 등재된 바 있다. 당시 기준으로 김동성이 미지급한 자녀 양육비는 1500만 원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김동성은 ‘우이혼’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이전에는 지방에서 성인을 가르쳤는데, 코로나19로 아이스링크를 닫아 수입이 전혀 없었다. 월급 300만 원을 받아 200만 원을 (양육비로) 보내줬다”고 설명했다. 방송 출연을 결심하게 된 계기로는 “방송을 하면 출연료가 나오니까 양육비를 마련할 수 있는 것도 이유 중 하나”라고 밝혔다. 여자친구 인민정 역시 “오빠(김동성)가 그런 사람이 아닌데 안 좋게 보는 시선 때문에 힘들어하는 것에 속상했다”며 “같이 (방송에) 출연하자고 물었을 때 내가 욕 먹는 게 무서운 것보다 사람들한테 내가 아는 오빠를 알리고 싶은 게 더 커서 어떤 것도 두렵지 않다”고 말하며 둘 사이의 깊은 애정을 강조하기도 했다.
문제는 김동성이 ‘우이혼’과 같은 예능으로 방송가에 등장하기엔 그를 둘러싼 논란과 의혹이 너무 크고 적나라했다는 것. 김동성은 먼저 지난 2016년 불거졌던 ‘국정농단’의 주역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의 조카 장시호와 동거하며 내연 관계를 맺어왔다는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당시 김동성은 유부남이었기 때문에 이혼을 고려 중이었다고는 해도 “혼인 관계를 청산하지 않은 채 불륜을 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이후 김동성과 아내 오 아무개 씨는 결혼 14년 만인 2018년 12월 합의 이혼했고 두 아이의 양육권은 오 씨가 가지게 됐다. 양육비에 대해서도 김동성이 두 아이에게 각각 월 150만 원씩 지급하는 것으로 합의됐다. 이후 오 씨는 장시호에게 혼인 파탄에 대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 700만 원을 지급 받아야 한다는 판결을 받아내기도 했다.
김동성은 전처와 이혼 전인 2016년 ‘국정농단’의 주역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의 조카 장시호와의 동거 의혹, 2018년 친모 청부살해 여교사와의 내연 의혹에 이어 이혼 후에도 아이들에게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아 ‘배드파더스’에 신상이 등재되기도 했다. 사진=‘우리 이혼했어요’ 캡처
김동성에게 따라 붙은 논란은 이 뿐만이 아니었다. 2019년에는 친어머니를 청부살해 시도한 혐의로 징역 2년을 선고 받은 중학교 교사 임 아무개 씨의 내연남으로도 지목된 바 있다. 당시 임 씨는 김동성이 이혼하기 전인 2018년 4월부터 교제해 온 것으로 알려졌으며, 교제 기간 동안 김동성에게 2억 5000만 원 상당의 외제차와 1000만 원 상당의 롤렉스 손목시계 4개 등 총 5억 5000만 원 상당의 선물을 주기도 했다. 김동성은 임 씨의 주장을 전부 부인했으나 같은 해 임 씨의 남편 최 아무개 씨는 김동성에게 위자료 5000만 원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여기에 아이들의 양육비조차 제대로 챙겨주지 않아 ‘배드 파더스’에 얼굴과 실명이 게시된 유일한 유명인이 됐다는 점도 그의 방송 출연에 대한 대중들의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전처 오 씨는 지난해 3월 김동성이 양육비를 3개월째 지급하지 않고 있다며 여성가족부 산하기관인 양육비이행관리원에 양육비 이행명령 소송을 접수했다.
이후 배드 파더스에 신상이 올랐다는 보도가 이어지자 김동성은 밀린 양육비를 일부 지급한 뒤 향후 자신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겠다고 약속하면서 배드 파더스 측이 신상을 삭제했다. 그러나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고, 결국 6개월 만에 다시 신상이 등재되기도 했다.
이처럼 논란 촉발로부터 고작 2~3년 지난 시점에 명확하게 해명한 것도 없이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다고 나선 그의 행보를 두고 대중들은 “방송이 과거 청산을 위한 세탁소냐”며 날선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이혼 후 새로운 관계를 맞이한 부부 두 사람의 모습을 조명한다”는 방송의 본 의도에서도 벗어났다는 지적도 나온다. 제대로 된 방송 콘셉트에 맞춘다면 김동성은 새 여자친구인 인민정이 아닌 전처 오 씨와 함께 나왔어야 하는데도 ‘이슈몰이’를 위해 논란이 있는 인물을 무리하게 출연시켰다는 것.
특히 TV조선의 방송 특성상 보수적인 중장년층 이상이 주요 시청자층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우이혼’ 제작진의 김동성 섭외는 자극적인 이슈몰이에 과하게 집중한 안이한 시도였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방송 직후 ‘우이혼’ 시청자 게시판에 시청자들은 “프로그램 취지와 김동성 씨는 맞지 않다” “‘우리 이혼했어요’가 아니라 ‘우리 결혼해요’냐” “너무 (김동성) 한 쪽의 변명 방송이다” “현 여친과 사귀면서 찍은 방송으로 밀린 양육비를 지급하면 애들이 좋아하겠냐”는 비판을 남겼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