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MBC ‘PD수첩’
주식 시장에 몰려드는 2030 세대들을 분석하고 밀레니얼 주주들의 투자 위험성을 진단해본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경제 불황기, 역설적이게도 코스피는 유래 없는 상승세를 보인다. 지난 1월 6일 코스피 지수는 3000을 돌파했고 11일 장중에는 사상 최고치인 3200을 기록했다.
2007년 2000을 돌파한 이후 13년 5개월 만에 세운 대기록이다. 1997년 IMF 외환위기 사태와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금융위기 사태를 겪으며 상승장에 대한 기대가 학습된 개인투자자들은 기다렸다는 듯 코로나19 발 주식 폭락장에 대거 달려들었다.
그 결과 동학개미운동이라는 신조어가 탄생할 정도로 개인투자자들은 주식시장에서 그 존재감을 크게 드러내고 있다. 그 중심에는 2030 세대가 있다.
이들은 투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빚까지 낼 정도로 주식투자에 몰두하고 있으며 일명 영혼까지 끌어모은 ‘영끌’, 빚내서 투자한다는 ‘빚투’로 사회적인 관심과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의 간격이 벌어진 현 상황을 놓고 일부에서는 거품의 붕괴를 조심스레 경고하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2030세대의 주식투자 열풍을 두고 우려와 걱정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주식 그래프 위에서 불안한 곡예를 멈추지 않는 밀레니얼 주주들. 이들은 왜 이토록 주식투자에 몰두하는 것일까. 경제 유튜브 채널 ‘삼프로TV’와 공동으로 주식투자에 나선 밀레니얼 주주들과 전문가들을 만나 사안을 진단해본다.
직장 생활 1년 차인 황진하 씨(28). 10개월 전까지만 해도 주식에 투자하면 패가망신한다는 얘기부터 떠올렸던 그녀가 달라졌다. 지난 3월 이후 너도나도 수익을 봤다는 주변 친구들의 이야기를 듣고 주식 투자에 나선 것이다.
평범한 직장인 월급으로는 내 집조차 마련이 불가능에 가까운 상황에서 주식 투자라도 하지 않으면 바보가 되는 것 같았다고 그녀는 호소한다. 황 씨는 “주식 안 하고 싶어요. 저희도 주식보다 집 사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지난해 5월에 카레 집을 개업한 김동환 씨(28)도 지금 주식 투자 중이다. 위기는 곧 기회라는 도전 정신으로 배달 전문 카레 집을 개업했지만 대형 프랜차이즈의 견제와 예상치 못했던 막대한 홍보 비용을 감당해낼 수 없었다.
폐점을 결심한 그는 대출을 받아 1700만 원을 주식에 올인했고 3개월 만에 450만 원의 수익금을 낼 수 있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자영업은 위기였지만 증시는 활황이었다.
그는 “안 하면 나만 뒤처지는 건가? 나만 바보 같이 일만 해서 돈 버나?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라며 하소연했다.
양극화가 심해지는 한국 사회에서 지금의 2030 세대는 사면초가의 상황이다. 취업 문은 갈수록 좁아지고 치솟는 주택 가격은 주거 불안정을 일으키며 결혼과 출산은 포기한 지 오래다. 결국 불안한 일부 청년들은 대출까지 받아 주식 시장으로 뛰어든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0년 9월 기준 신용융자잔고는 16조 4000억 원으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중 30대 미만 청년층의 증가세가 162.5%로 단연 두드러진다.
밀레니얼 세대에게 주식은 더는 단순한 재테크 수단이 아니다. 부모로부터 물려받을 재산이 없는 청년들에게 주식은 흙수저를 탈출할 수 있는 마지막 동아줄이다.
하지만 시장은 유동적이고 주식에 100%는 없다. 전문가들은 빚투의 위험성에 대해 여러 차례 경고하고 있다. 부동산 투자의 ‘막차’를 놓쳤다는 간절함 때문에 빚을 내서라도 주식시장에 몰려드는 2030세대. 코스피 3000시대의 다음 국면에도 이들은 여전히 주식을 탈출구로 여길 수 있을까.
2030 청년세대들의 빚투 영끌 현상을 분석하고 밀레니얼 주주들의 희망과 눈물을 살펴본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