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예상과 관행을 뛰어넘는 중국의 공격적 태도는 근년에 이룬 경제 발전으로 갑자기 커진 국력에 바탕을 두었다. 그리고 일본의 굴욕적 항복은 이 사실을 뚜렷이 보여주었다. 당연히 중국의 실력과 의도에 관해 많은 물음들이 나왔다.
이런 물음들 가운데 가장 근본적인 것은 중국의 성장에 관한 것이다. 지난 30여 년 동안 경이적 성장을 이룬 중국이 앞으로도 그런 추세를 이어갈 수 있느냐 하는 물음이다. 지금 이런 물음들보다 더 흥미롭고 중요한 물음은 흔치 않다. 중국에 지리적으로 가깝고 경제적으로 긴밀하고 지정학적으로 중국의 영향을 많이 받는 우리에겐 특히 중요하다.
중국이 그런 경제 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근본적 조건은 앞선 나라들의 지식과 경험에서 도움을 받았다는 사정이다. 개인이나 사회나 남의 지식을 빌리고 경험에서 배우면 훨씬 적은 비용을 치르고 목표를 이룰 수 있다. 잘 알려진 예는 산업화니, 가장 먼저 산업혁명을 치른 영국보다 상당히 뒤졌던 독일이나 미국이 빠르게 산업화를 이루었고 다시 그들보다 뒤졌던 일본은 더 빨리 산업화에 성공했다. 우리를 포함한 아시아의 ‘네 마리 용들’은 일본보다 압축적으로 성장했다. 가장 극적인 예는 파푸아뉴기니나 아마존강 유역의 원주민들이 석기 시대에서 전자 시대로 단숨에 건너뛴 경우다.
이런 사정을 앨릭잰더 거쉔크론은 ‘후진성 가설’(backwardness hypothesis)로 체계화했다. 앞선 사회들의 경험에서 배우고 그들의 기술과 지식을 싸고 쉽게 얻을 수 있으므로 뒤진 사회들은 훨씬 빠르게 발전할 수 있다는 얘기다.
아울러 컴퓨터와 인터넷의 발전은 앞선 사회들의 경험과 지식을 점점 쉽게 그리고 싸게 얻도록 한다. 중국이 워낙 큰 시장이어서 앞선 사회들의 기업들이 다투어 중국에 진출했다는 사실은 정보의 이전을 더욱 촉진했다. 게다가 뒤진 사회는 낡은 관행들과 시설들로부터 자유로워서 새로운 기술들의 채택에서 유리할 수 있다. 고전적 예는 철도의 궤조니, 철도 산업을 실질적으로 발명한 영국은 이미 놓인 광산 철도 때문에 비경제적인 협궤를 채택해서 철도의 이점을 충분히 살리지 못했다. 이런 ‘경로 종속’(path dependence) 현상에서 뒤진 사회들은 자주 자유로울 수 있고 그래서 보다 과감히 최신 기술을 채택할 수 있다.
이렇게 보면 중국의 경제 발전은 앞으로 상당 기간 이어질 것이다. 거기 맞춰 중국의 태도도 보다 더 공격적이 될 것이다.
복거일 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