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승규 조교사는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승률 1위를 기록하는 등 신인급 조교사 중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사진=한국마사회 제공
#성적
2017년 4월에 개업한 전승규 조교사의 지금까지 성적은 매우 놀랍다. 총 548회 출전해서 95승 2위 75회 3위 57회를 기록했는데, 승률(17.3%)뿐만 아니라 복승률(31.0%)과 연승률(41.4%)에서도 서울 경마장 전체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 회에 소개한 대한민국 최고 조교사 김영관(22.6, 36.6, 47.7)에게는 미치지 못하나, 개업한 지 4년이 채 안 된 조교사의 성적이라고 믿기 힘든 엄청난 기록이다. 1963년생(만 57세)으로 다른 조교사보다 늦게 시작, 그만큼 간절함과 소중함으로 항상 최선의 노력을 다한 것이 지금의 좋은 결과로 이어진 듯하다.
#대표마
마크스토리(외2·수·레이팅74)는 데뷔전부터 파죽의 3연승을 기록하며 신예 강자로 급부상했던 미국산 4세 수말이다. 2019년 11월 데뷔전에서 탁월한 선두력과 막판 폭발력을 과시하며 1000m를 59.5초로 주파, 관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당시 2위마 풀부스터(인기1위)를 무려 8마신이나 따돌리는 압승이었고, 주로가 4%의 건조였음에도 엄청난 기록을 작성했다. 두 번째 경주에서는 2마신 차로 차이는 줄었지만, 내용은 여전히 좋았다. 선행에 실패하며 외곽에서 무리한 경합을 펼쳤음에도 막판 대단한 근성을 발휘하며 우승을 지켜낸 것이다. 선행뿐만 아니라 선입도 된다는 것을 확인시킨 한판이었다. 세 번째 경주는 3군 승군전이었으며, 1번 게이트의 이점을 살리며 단독선행으로 11마신 차의 대승을 거두며 신예 최강자임을 입증시켰다.
네 번째 경주인 2군 승군전에서는 26마신의 큰 차이로 충격적인 꼴찌를 했다. 이유는 있었다. 3연승 이후 요배통, 제차부란, 근육통으로 6개월 휴양을 다녀온 데다, 2군 최강자들이 모인 TCK(일본)트로피 특별경주에서 늦발주와 무리한 외곽질주로 일관했기 때문이다. 앞으로 다시 살아날 가능성이 충분하다. 좋은 혈통을 타고나 잠재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전승규 마방의 대표마 불의고리. 사진=한국마사회 제공
불의고리(국1·수·레이팅83)는 국내산 1군 수말로, 지금까지 15전 5승 2위 5회를 기록하며 3억 5700만 원의 상금을 벌었다. 전승규 조교사에게는 평생 잊지 못할 마필일 것이다. 생애 첫 대상 경주 트로피를 안겼기 때문이다. 2019년 6월 스포츠조선배 대상 경주에서 외곽 선입 전개 이후, 막판 탄력 넘치는 추입으로 짜릿한 역전 우승을 거뒀다. 한 달 후에 펼쳐진 일간스포츠배에서는 박태종의 ‘심장의고동’에게 우승을 내주고 아쉽게 2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펼쳐진 1군 승군전에서는 시종일관 후미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며 출전마 12두 중 10위에 그치며 실망을 안겼다. 이제 6세가 되었기 때문에 더 이상의 능력 발전은 어렵다고 본다. 마방 관계자들은 서운하겠지만, 앞으로 1군 무대 입상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기대주
슈퍼챔피언(국5·수)은 대한민국 최고 씨수말 ‘한센’의 자마로, 앞으로 전승규 마방을 이끌어갈 최고의 기대주 1순위다. 현재 4전 1승 2위 2회를 기록하며 국내산 5군에 속해있으며 1군까지 진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만큼 좋은 혈통을 타고났고 잠재력이 매우 풍부하다고 생각한다.
데뷔전에서는 선입 전개로 2위를 기록했는데, 좋은 평가를 받지는 못했다. 1위와 차이도 6마신으로 컸고, 끝걸음도 밋밋했고, 여력도 없었기 때문이다. 두 번째 경주에서 탄력 넘치는 추입력을 발휘하며 4마신 차로 완승, 뚜렷한 전력 향상을 보였다. 세 번째 경주는 2세마 최강자들이 총 출전한 제주특별자치도지사 특별경주였고, 막판 탄력적인 추입력을 발휘하며 ‘흥바라기’에 뒤를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올해 1월에 있었던 네 번째 경주에서는 3위에 그쳤으나, 경주 내용은 매우 좋았다. 선행마가 절대적으로 유리한 1700m 경주였는데, 최후미에서 뒤늦게 추입으로 날아오다가 목 차이로 경주가 끝나고 말았다. 여러 번 동영상을 돌려본 결과 제대로 된 경주가 아니라는 판단을 내렸다. 그만큼 아쉬움이 남았고, 능력을 전부 끌어내지 못한 경주였다. 부계와 모계 모두 좋은 혈통을 타고났고, 주행 심사 당시 433kg이었던 체중도 470kg까지 늘었다는 점에서 앞으로 좋은 활약을 기대할 만하다.
콘스티솔로(외4·거)는 2전 1승 2위 1회를 기록 중인 미국산 4세 거세마로, 외국산마 중에서 가장 기대치가 높은 신예다. 좋은 혈통을 타고난 데다 순발력과 뒷심을 겸비해 앞으로 마방의 기둥이 될 전망이다. 데뷔전부터 뛰어난 능력을 과시하며 우승,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1000m와 1200m를 건너뛰고 곧바로 1300m에 출전, 시종일관 외곽선입 전개를 펼치고도 막판 탄력 넘치는 걸음으로 역전 우승을 거뒀다.
장기 휴양 이후 1년 2개월 만에 출전한 두 번째 경주에서는 반 마신 차로 2위에 머물러 아쉬움을 남겼으나, 경주력 자체에는 문제가 없었다. 1700m로 거리가 대폭 늘었고, 우승마 ‘글로벌삭스’가 의외의 괴력을 발휘했기 때문이었다. 3위와의 차이가 무려 13마신이라는 것이 방증이다.
모마 솔로서바이버는 블랙타입 우승을 포함, 총전적 30전 6승 2위 5회를 기록하며 24만 달러의 많은 상금을 벌어들인 능력 우수마였다. 부마 콘스티튜션도 태핏의 자마로 기대치가 높은 씨수말이다. 또한 부마와 모마 모두 거리 적성이 매우 길다는 장점도 있다. 따라서 질병 없이 관리만 잘된다면 1군 진출 가능성도 충분하다.
위너이즈웰(국6·수)은 데뷔전에서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며 우승한 국내산 4세 포입마로, 540kg대의 훌륭한 마체와 좋은 혈통을 타고나 앞으로 큰 성장이 기대된다. 데뷔전 1200m 12번 게이트에서 무난한 출발을 한 후, 3코너부터 무빙을 하며 외곽에서 선두 그룹에 가세했다. 직선주로에서는 넓고 큰 주폭을 과시하며 성큼성큼 앞서나간 끝에 2.5마신 차의 완승을 거뒀다. 큰 체구임에도 순간 스피드가 매우 좋았고, 주행 자세도 안정적이라 대성할 조짐이 보였다.
혈통적 기대치도 높다. 부마 골드얼루어는 일본 전설의 명마 선데이사일런스의 자마로, 블랙타입 5승을 포함 16전 8승 2위 1회를 기록하며 4억 엔(약 40억 원)의 많은 상금을 벌었다. 씨수말로 전향해서는 ‘크리솔라이트’와 ‘그레이트풀립’을 배출했는데, 두 마필 모두 서울에서 펼쳐진 코리아컵과 코리아스프린트에서 우승할 정도로 뛰어난 능력마였다.
명진데이(국5·수)는 애니기븐새터데이의 자마로 현재 2전 1승을 거두며 국내산 5군에 속해있는 3세 수말이다. 데뷔전에서는 1마신 차로 아쉽게 3위에 그쳤으나, 두 번째 경주에서 뚜렷한 능력향상을 보이며 6마신 차 완승을 거뒀다. 경주 내용도 매우 좋았다. 10번 게이트에서 신형철 기수가 자리 잡기에 실패하며 시종 외곽을 돌았음에도 막판 탄력 넘치는 추입력을 발휘하며 대역전극을 펼쳤다. 모마 루시판드는 대군황(2군), 배다리퀸(2군), 초인강자(4군) 배출한 우수한 씨암말이란 점에서 명진데이에 거는 기대가 크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체중이 너무 적게 나간다는 것이다. 주행 심사 당시 449kg이었던 체중이 430kg까지 줄었다. 나이가 어려 당연히 늘 것으로 기대했지만, 오히려 19kg이 줄어 관계자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 혈통적 기대치가 높고, 수말다운 근성이 매우 좋아 체중만 늘어난다면 앞으로 더 좋은 성적이 기대된다.
이병주 경마전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