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대호는 ‘나는 개고기를 먹는다’는 제목의 글에서 “서로의 주관을 상대에게 강요하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진=A 씨가 제공한 회고록의 일부
장대호는 “함께 눈물을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슬퍼하고 분노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자신들과 성격이 다른 사람들을 비정상인 취급한다. 자신들과 같은 태도를 보이지 않는 자들을 비정상으로 구분 짓는 게 자유의 적들”이라고 규정했다.
장대호는 “이 사회는 점점 심기에 거슬리는 내용은 아예 발표하는 것조차 못하도록 온갖 규제와 제약을 만들어 표현의 자유를 말살시키려 하고 있다”면서 “악플 금지 여론 몰이가 대표적이다. 연예인들은 대중들의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는 직업군이며 좋은 평가만 받기를 바라는 건 자신에 대한 여론을 인위적으로 조작하거나 강제하려 드는 것이다. 도가 지나칠 경우 법적대응을 통해 사실관계를 바로잡을 수 있다”고 썼다.
장대호는 “배달 어플로 음식을 주문할 때 모든 업체 후기에 업주들이 상처받을 까봐 악플 금지 규제를 적용해 자유로운 평가를 매기지 못하도록 강제한다고 생각해 보라. 배달 어플에 악평은 하나도 없고 좋아요 평가만 있다면 당신은 어느 집이 진짜 맛집인지, 위생적이고 양심적으로 장사를 하는 업소인지 구분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장대호는 자신의 키가 162cm라고 밝히면서 ‘키 작은 남자는 루저’라는 말도 공개적으로 발언한다면 개인 표현의 자유로 인정해줘야 한다고 했다. 다만 누군가 콕 집어 키가 작다고 무시한다면 그때는 참지 말라고 적었다.
장대호는 남녀 역차별에 관해서도 “대한민국 헌법에 ‘여자의 근로는 특별한 보호를 받으며 부당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는 조항처럼 우리 법은 여성을 우대하지만 남성을 우대하는 법은 하나도 없다”고 주장했다. 장대호는 “과거에는 남자의 군 입대는 당연한 희생이었고 힘든 일도 남자가 하는 게 미덕이었지만 어느새 남자는 집 지키는 개, 사회적 노예가 됐다”고 주장했다. 장대호는 “가난한데 외모도 별로인 대다수 남성들이여. 이제라도 자신의 신분을 깨닫자. 서열 최하위 3등 국민 그 이상도 아니다”라고 적었다.
장대호는 “각 분야 모든 성별에 의한 할당제는 폐지돼야 한다. 남성할당제도, 여성할당제도 폐지돼야 한다. 기회의 균등은 특정성별에게만 예외일 수 없다. 모두 동등한 조건에서 경쟁이 돼야 한다”고 썼다. 그러면서 장대호는 ‘남자와 여자는 아주 어렸을 때부터 행동 기질이 다르다’, ‘여성의 기분과 감정을 이해하고 받아주는 태도가 긍정적 평가를 받는 것처럼 남성에 대한 이해는 왜 없는 것일까’라고 주장했다.
장대호는 종교에 관한 이야기도 여러 번 한다. 장대호는 “나는 종교를 믿는다는 개념보다는 역사책 읽듯 탐독하길 좋아한다. 그래서 성경, 꾸란, 불경을 가리지 않고 두루 읽는다. 그런데 그 중 하나만 믿으라면 불교다. 불교는 천국과 지옥, 사후세계에 관해 구체적으로 기록했다. 교정시설에서 종교시설도 불교를 선택했다. 개인적으로 종교를 가질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장대호는 “기독교와 불교를 한 줄로 요약하면 ‘원수를 사랑하라’이며 원수 또한 함께 구원의 길로 나아가자는 메시지를 함축하고 있다. 종교를 알게 되면 감수성과 공감력이 낮은 사람도 행동교정이 차츰 될 수밖에 없다. 타인이 상처를 주더라도 증오하거나 미워하는 마음을 핑계로 복수하기보다는 같은 사람으로 만들려 애쓸 것이다. 심수봉의 백만 송이 장미를 이 글의 OST로 띄우면서 현대를 살아가는 모든 분들께 신의 가호가 있기를”이라고 썼다.
그의 글에서 종교를 만나 교화된 듯한 묘사를 볼 수 있다. 다만 이런 글과 장대호가 실제로 교화됐는지 여부는 전혀 별개의 문제다.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