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SBS 궁금한 이야기Y
지난해 여름부터 혼자 사는 지영 씨는 줄곧 두려움에 떨어야 했다. 외출에서 돌아와 보면 어딘가 묘하게 달라진 집안의 모습들. 지영 씨는 자신에게 일어나는 이상한 일들을 기록해 놓고 사진도 찍어놓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퇴근하고 집으로 들어온 지영 씨는 공포스런 장면을 목격한다. 누군가 자신에게 경고라도 하는 듯 화장실에 신발 자국을 찍어놓은 것. 게다가 그녀는 침대에서 의문의 라이터를 발견한다. 누군가 그녀를 노리고 있는 걸까.
지영 씨의 친구들은 “3층이었거든요 지영이 집이. 한 층 계단 올라가면 옥상이고 옥상 계단에서 집이 보였어요. 그 남자가 아침부터 저녁 퇴근 때까지 거기서 지영일 기다렸어요”라고 말했다.
침입자는 지영씨의 전 남자친구였다. 지영씨를 훔쳐볼 수 있는 옥상 계단에 숨어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고 그녀가 없는 틈을 타서 집안에까지 들어갔던 전 남자친구 박 씨.
그 일이 있고 열흘 후 매일을 불안에 떨며 지냈던 지영 씨는 옥상으로 올라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만다.
지영 씨의 아버지는 이 모든 비극이 그에게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처음으로 결혼할 사람이라며 사진까지 보내주었던 모든 것이 믿음직해 보였던 박 씨(가명).
하지만 점점 그녀를 향한 집착이 심해졌고 견디다 못한 지영 씨가 이별을 고했지만 남자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점차 지영씨의 일상을 침범해오기 시작했다고 한다.
연락처를 차단해도 모르는 번호로 연락을 계속 해오는가 하면 미행을 하고 집 근처에서 지영씨를 지켜보고 집안에 침입하기까지 했다.
그의 집착이 심해질수록 지영 씨는 점점 불안에 떨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자신의 집 도어락 비밀번호를 풀려다가 걸린 박 씨를 경찰에 신고해 현행범으로 체포하게 했지만 이내 풀려나는 모습에 더욱 절망했다는 지영 씨.
하지만 정작 전 남자친구 박 씨는 그녀가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했을 뿐이라며 억울해하고 있다.
전 남자친구 박 씨는 “자살을 했다는 건 그전부터 뭔가 안 좋은 일이 있었고 갑자기 겹치니까 모든 게 거기서 터진 거지 저는 저 때문이라 생각하지 않아요”라고 말한다.
지영 씨를 죽음으로 몰고 간 한 남자의 잘못된 집착. 과연 그녀의 죽음을 막을 수는 없었을지 알아본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