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현대자동차 본사. 사진=최준필 기자
미국 경제지 블룸버그는 6일 애플이 현대자동차그룹과 추진하던 ‘애플카’ 생산 논의를 일시 중단했다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협상이 언제 재개될지 혹은 재개 여부 자체도 불확실하다는 게 소식통들의 분석이다.
블룸버그는 협상 논의 중단설에 대해 “최근 현대차그룹이 애플과 애플카 생산을 협의 중이라고 한국 언론에 간접 시인했고, 회담에 대한 현대차 측의 발표가 애플 측을 틀어지게 만들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설명했다.
앞서 현대차는 협력설이 처음 알려진 이후 금융감독원전자공시시스템(DART)를 통해 “당사는 다수의 기업으로부터 자율주행 전기차 관련 공동개발 협력요청을 받고 있으나, 초기단계로 결정된 바 없다”고 공시했다.
국내외 언론은 현대차 공시에 ‘애플’ 사명이 빠진 점에 주목해 협력사에 비밀유지를 강조하는 애플의 기조가 반영된 결과라고 추정했다. 실제 애플이 협력사들과 프로젝트 또는 협상을 진행할 때 비밀주의를 강조하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애플의 주요 고객사와 공기업 등도 예외 없이 비공개 협정을 준수하고 있다. 비공개 협정은 IT업계에선 흔한 일이지만 애플은 극단적으로 비밀유지를 요구한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반면 하루 전인 5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기아차의 모회사인 현대차는 애플과 30억 달러(약 3조 4000억 원)를 투자해 애플카를 기아가 생산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기아가 미국 조지아주 공장에서 ‘애플카’를 조립하는 계획을 위해 잠재적 파트너들을 접촉하고 있고 오는 2024년부터 생산이 시작될 것으로 WSJ는 전망했다. WSJ의 보도에 앞서 CNBC 방송도 지난 3일 애플과 현대기아차간 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근접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애플과 현대차는 국내외 언론에 공식적인 답변을 하지 않았다.
일본 언론에선 애플이 적어도 6곳의 완성차 업체들과 자율주행 전기차 생산 협상을 진행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5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외신들은 미국 IT 기업 애플이 다수의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과 접촉, 주문 제작 방식으로 자율주행 전기차 생산을 타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동안 알려진 것과 달리 애플이 현대차그룹만 협업 대상자로 고려한다거나, 양사가 최종 단계 직전까지 협상이 진행된 건 아니라는 게 일본 언론들 설명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한 부품공급사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애플이 적어도 6개사와 위택생산 협력을 두고 교섭을 진행하고 있다”며 “한국 업체가 최종적으로 선정됐는지는 아직 모른다”고 전했다. 그러나 도요타, 혼다, 닛산, 마쓰다 등 일본 내 주요 자동차 제조사들은 공식적인 답변을 피하거나 ‘그런 사실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상현 기자 m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