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그룹이 두산인프라코어를 인수한다. 두산인프라코어의 굴착기. 사진=두산인프라코어 제공
현대중공업그룹 지주사 현대중공업지주와 KDB인베스트먼트(KDBI) 컨소시엄은 두산중공업과 두산인프라코어에 대한 인수 본계약을 체결했다고 5일 밝혔다. 현대중공업지주 컨소시엄은 두산중공업이 가지고 있는 두산인프라코어 지분 전량(34.97%)을 8500억 원에 인수한다. 두산중공업이 가진 두산밥캣 지분은 매각에서 제외됐다.
현대중공업지주 컨소시엄은 지난해 9월 예비입찰에 참여한 뒤 지난해 12월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됐다. 지난 4개월간 인수 절차를 진행해 왔다. 현대중공업그룹은 향후 국내 공정거래위원회와 중국 등 주요 국가에 기업결합 승인을 요청하고, 3분기 내 인수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사명을 유지하면서 독립 경영 체제로 운영된다. 현대중공업지주는 계열사 현대건설기계와 두산인프라코어를 당장 합병하지 않고, 지주사로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면서 중복 투자 조율 등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로 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두산인프라코어의 공급망과 기술력을 안고 건설기계 국내 1위, 세계 5위 업체로 뛰어오르게 됐다. 두산인프라코어의 글로벌 시장점유율은 3.7%로 9위, 현대건설기계는 1.5%로 20위였다. 두 회사를 합한 시장점유율은 5.2%다. 세계 5위 볼보건설기계(5.2%) 수준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향후 전기 굴삭기, 무인·자동화 등 미래 기술 관련 부문에 집중 투자할 방침이다.
두산인프라코어 매각으로 두산그룹의 구조조정도 사실상 마무리 된다. 그동안 두산인프라코어 매각은 그룹 정상화를 위한 ‘마지막 퍼즐’로 꼽혀왔다. 앞서 두산그룹은 3조 원 규모의 재무구조 개선계획(자구안) 실행을 위해 주요 계열사와 자산을 매각하고, 지난해 말에는 두산중공업에 대해 1조 2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도 실시했다. 두산그룹은 두산중공업과 두산퓨얼셀을 중심으로 친환경 에너지 전문기업으로의 체질 개선에 주력할 계획이다.
문상현 기자 m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