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지사. 사진=경기도 제공
[일요신문] 경기도 2차 재난기본소득이 빚잔치라는 지적이 또 나왔다. 결국 도민이 갚아야 할 빚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재난기본소득을 주면 또 어디서 돈을 구해와 메워야 할 것 아닌가. 결국 도민 주머니에서 나갈 것”이라는 논리다. 지난해 4월 1차 지급 때도 나왔던 말이다. 이 논리는 경기도뿐 아니라 정부에게도 적용된다. 예산으로 국민의 삶을 지원하려 하면 나온다. 거대 기업에 공적자금을 투입하거나 대규모 토건 공사에는 자취를 감추는 논리다.
경기도가 1년 만에 2차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했다. 이번에는 1조 4035억 원이 들어갔다. 지난 1차 재난기본소득의 1조 3430억 원을 더하면 총 2조 7465억 원이다. 재난기본소득을 받는 대신 나중에 이 돈을 추가 부담해야 한다면 재난기본소득을 달가워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까지 재난기본소득으로 경기도민이 세금을 추가 부담한 일은 없었다. 앞으로도 추가 부담은 없을 거라는 분석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증세? 지방 정부는 증세 권한이 없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미 확보한 자체 재원으로 충분히 지급 가능하다”고 말했다.
경기도 재난기본소득의 재원은 지역개발기금 1조 5255억 원과 통합재정안정화기금, 재난관리기금, 재해구호기금 등 1조 2422억 원이다. 다른 지자체가 ‘지방채 발행’으로 재원을 마련하는 것과 달리 경기도는 기금을 적극 활용한다. 코로나19를 예견한 건 아니지만 도는 그동안 의무 적립액보다 많은 기금을 추가 적립해 비상 상황을 대비했다. 경기도가 가장 먼저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할 수 있었던 근거가 여기에 있다.
자체 재원 활용의 기반에는 이재명 지사가 성남시장 시절부터 추구해온 재정의 효율적 운영을 빼놓을 수 없다. 기초단체장에 불과했던 이재명 성남시장은 부족한 시 예산으로 자신의 3대 복지 정책인 청년배당, 무상교복, 산후조리비를 지원하기 위해 예산의 10원 단위까지 꼼꼼히 점검했던 것으로 유명하다.
겨울에 꽃배추 심지 않고, 비싼 소나무 구입해 심지 않고, 매년 뒤집던 보도블록을 뒤집지 않으며 예산을 아꼈다는 설명이다.
경기도지사가 된 후에도 이 같은 재정 운영 기조는 변하지 않았다. 통상 규모가 크지 않다고 여겨지는 순세계 잉여금과 초과 세수를 최대한 활용하고 체납액 징수에 행정력을 집중해 이번 민선 7기에만 1조 2000억 원 이상의 체납 세금을 징수했다. 경기도는 17개 시도 중 인구가 가장 많고 그만큼 도민 요구사항도 많다. 수행해야 하는 사업도 도처에 널려있다. 그런데도 경기도의 재정 상황이 타 시도에 비해 좋은 것은 국민의 세금을 다루는 단체장의 의지와 공직자들의 행정력 차이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전국 시도별 시민 1인당 채무액 현황
경기도 예산담당관은 2월 2일 “2019년 결산 기준 경기도의 예산 대비 채무 비율은 6.63%로 전국 평균의 절반 수준에 이를 만큼 양호하다”고 밝혔다. 채무 비율 6.63%는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 중 경남도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순위다. 그만큼 채무 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다는 의미다. 부산시와 대구시는 각각 18.52%와 17.92%로 일반 채무 비율이 가장 높았고 서울시도 17.08%나 됐다.
전국 시도별 주민 1인당 채무액도 경기도는 16만 4312원으로 채무가 적은 순위에서 2위를 차지했다. 경기도와 인구가 비슷한 서울은 75만 930원 부산은 75만 3176원으로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2월 4일 “경기도가 2차 재난기본소득 지급하니까 빚내서 하는 것 아니냐, 경기도 재정에 문제가 없느냐, 미래세대에 부담 떠넘기는 것 아니냐고 걱정하시는데, 전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빚을 추가로 내는 것도 아니고 모아둔 여유 기금 활용하는 겁니다”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창의 경인본부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