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단일화를 제안한 박민식 후보, 박성훈 후보, 이언주 후보. 사진=일요신문 DB·연합뉴스
[일요신문] 네 명의 예비후보로 압축된 국민의힘 부산시장 보궐선거 경선이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박민식 후보가 2월 8일 본경선에 함께 진출한 박성훈·이언주 후보를 향해 전격적으로 단일화를 제안했기 때문이다.
이는 한 번도 선두를 빼앗기지 않고 계속 질주하는 박형준 예비후보를 함께 막아보자는 의미로 읽힌다. 이에 이언주 후보가 긍정적인 신호를 보낸 반면, 박성훈 후보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박민식 후보는 이날 부산 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야의 교체가 있었지만 시민들은 질적인 리더십의 교체를 전혀 느끼지 못했다”며 “젊은 국민의힘 후보의 본선 진출을 위해 단일화에 나설 것을 이언주·박성훈 후보에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60~70대 행정가 스타일의 부산시장이 변화보다는 안주를 택해 왔기 때문에 부산은 역동성이 사라지고 ‘노인과 바다’만의 도시가 돼버렸다”며 “리더의 미래가 있어야 부산의 미래가 생긴다”고 강조했다.
박민식 후보는 그러면서 박형준 후보를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박민식 후보는 “중도보수의 몰락에 책임 있는 사람에게는 일정기간 냉정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정치적 정당성도 없고 당원들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당을 이렇게 망가뜨린 패장이 본인의 인지도에 편승해 곧장 부산시장 선거에 출마한다는 것은 당을 위해 결코 바람직스럽지 못하다”며 “당에 치명적인 해악을 끼치는 안일함의 결정판”이라고 비판했다.
박민식 후보는 단일화의 전제로 △세대교체 △젊은 국민의힘 △중도보수 몰락 책임론 △정의로운 후보 등을 제시했다. 단일화 방식도 ‘단계적 단일화’, ‘원샷 단일화’ 등을 모두 받을 수 있다는 입장을 나타내며 선택지를 넓혀놓았다.
이언주 예비후보는 이에 대해 “젊은 부산을 기대하고 국민의힘 세대교체를 통한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부산시민들의 뜻을 받들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단일화 논의에 임하겠다”면서 “단일화 작업을 위한 3인 회동을 전격 제의한다”고 화답했다.
박성훈 후보는 결이 많이 다른 반응을 보였다. 그는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통해 “현재까지 후보 단일화를 고려해 본 적이 없다. 다만, 박민식 예비후보께서 단일화 추진과 관련해 내놓은 네 가지 문제의식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동의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경선은 박민식 예비후보의 단일화 논의 조기 개봉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단일화가 이뤄지면 4자 구도가 깨지기 때문에 판세도 흔들릴 전망이다. 하지만 논의에 포함된 세 후보 간의 셈법이 제각기 달라 실제로 단일화가 이뤄질지는 불투명해 보인다.
하용성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