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은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를 통해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을 위한 신고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당초 쿠팡은 나스닥 상장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NYSE에 상장하기로 했다.
쿠팡이 미국 증시 상장을 공식화 했다. 사진=박정훈 기자
쿠팡은 클래스A 보통주 상장을 위해 S-1 양식에 따라 신고서를 냈다고 설명했다. 뉴욕증시에 종목 코드 ‘CPNG’로 상장할 계획이다. 주식 수량과 공모가격 범위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쿠팡은 IPO 절차에 따라 투자자들을 위한 설명회를 진행하고 공모가 윤곽이 정해지면 NYSE에 주식 거래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돌발 변수가 없다면 쿠팡의 뉴욕증시 데뷔는 한 달 뒤인 3월이 유력하다.
쿠팡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한 상장 신청 서류에서 지난해 매출이 119억 7000만 달러(약 13조 2500억 원)라고 알렸다. 이는 2019년의 7조 1000여억 원보다 약 91% 늘어난 규모다. 지난해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특수’를 누렸다. 전국 단위로 익일 배송이 가능한 ‘로켓배송’ 덕분에 온라인 쇼핑몰 중 성장세가 가장 컸다.
다만 적자 규모는 4억 7490만 달러(약 5257억 원)다. 2019년 7205억 원보다 약간 줄었지만 누적 적자는 여전히 수조 원대에 달한다. 쿠팡은 그동안 일본 소프트뱅크로부터 30억 달러(약 3조3천억 원)를 투자받아 ‘로켓배송’에 필요한 물류 인프라 등에 공격적으로 대규모 투자를 해왔다.
이 투자 전략은 급격한 외형 성장을 가져왔지만 한편으로 설립 이후 2019년까지 적자 규모가 1조 원대까지 치솟는 결정적 원인이 되기도 했다. 적자를 줄이고 투자를 더욱 확대하기 위해 미국 증시 상장을 통해 추가 자금 조달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꾸준히 나왔다.
쿠팡의 상장 추진 소식에 해외 언론의 관심도 쏠리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현지 시각) 쿠팡의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 추진 소식을 전하면서 “2014년 알리바바 그룹의 데뷔 이후 최대 규모의 외국 회사의 기업공개(IPO)가 될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앞서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 그룹은 IPO 당시 기업가치가 1680억 달러(약 186조 원)로 평가됐다.
WSJ는 이번 쿠팡의 기대 평가 가치가 500억 달러(55조 3500원)에 달한다고 전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도 업계 관계자를 인용해 “쿠팡이 NYSE 상장을 통해 500억 달러 이상의 시장가치 평가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 쿠팡의 상장 가능성을 보도한 블룸버그도 “기업가치가 300억 달러(약 33조 원) 정도로 평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대로 그간 누적된 쿠팡의 적자 규모 탓에 250억 달러 가량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로이터는 쿠팡의 IPO가 최근 고성장 기술주에 쏠린 투자자들의 취향에 편승하는 조치라고 분석했고, 블룸버그는 현재 세계 5위 이커머스 시장인 한국이 올해 말까지 3위에 올라설 수 있다는 쿠팡의 전망을 전했다.
문상현 기자 moon@ilyo.co.kr